지난해 부산시 시작으로 경주, 함안 등 지자체 협력 수소사업 확대 박차
암모니아 등 그린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 활용까지 밸류체인 구축 앞장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남부발전의 신인천빛드림 수소연료전지 전경.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남부발전의 신인천빛드림 수소연료전지 전경.

한국남부발전(사장 이승우)이 지역거점 확대를 통한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발전 1.7GW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생산과 운송·저장, 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밸류체인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4월 이승우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조직된 수소융합처를 통해 다양한 수소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경주·함안 등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다양한 연료전지 사업을 통해 추후 수소연료 활용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이처럼 남부발전이 수소 분야의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의한 에너지전환이 코앞까지 찾아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이어 2050년에는 LNG복합화력발전소 역시 대부분 폐지돼야 하는 상황에서 발전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소가 현시점의 정답이라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 남부발전은 지난해 단기(2021~2023년), 중기(2024~2026년), 장기(2027~2030년)로 구분해 중점 추진과제를 발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그린수소 생산을 통해 연료전지 및 가스터빈 활용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먼저 남부발전은 지역 곳곳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거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과 운송 및 저장, 활용까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셈이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탄소중립을 선언한 부산시와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손을 잡기로 했다.

부산시는 항만과 철도가 모두 발달한 도시다. 남부발전은 부산시의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연료도입과 수송 분야의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수소 운송 및 저장 분야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암모니아의 도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영하 252.9℃에서 액화되는 수소를 운송하는 데 대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영하 33℃면 액체상태를 유지하는 암모니아는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남부발전은 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생산한 수소를 질소와 합성해 만든 그린 암모니아를 해외에서 부산으로 배를 통해 들여오는 한편 부산시의 뛰어난 철도 인프라를 통해 전국에 마련된 지역거점으로 운송한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연료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최근 함안군, 한국도로공사 등과 함께 수소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함안 톨게이트 인근 유휴부지 8930㎡(약 2700평)에 수소 복합단지를 조성, 총사업비 700억원을 투입해 10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단지와 수소 충전소 등을 지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한전KPS, 네오마루, 신한자산운용, 아이티에너지와 함께 '나주 혁신산단 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나주시 내 혁신 산업단지에 30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투입되는 총사업비는 1630억원으로 올 하반기에 착공, 오는 2024년 상반기부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8.8MW급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충전소를 조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경주시, 중화와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10월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인 신인천빛드림 수소연료전지 운영을 개시했다. 신인천발전본부 부지 내에 80MW 규모로 연료전지 발전단지를 조성해 연간 700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남부발전이 관리하고 있는 모든 LNG 복합화력발전소 내에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스복합과 수소기술이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남부발전은 최근 가스터빈에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인정하는 LNG 발전 가이드라인에서는 203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250gCO2eq/kWh를 달성해야 한다. 현시점에서는 사실상 수소 혼소, 나아가 전소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해야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남부발전은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와 부산복합화력발전소 등에 설치된 가스터빈을 30% 수준의 수소 혼소발전이 가능하도록 연소기 설비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스터빈의 수소 혼소 발전 실증을 추진, 5%부터 단계적으로 30%까지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남부발전이 세종시에서 착공한 신세종빛드림 열병합발전소는 국내 발전사 최초로 30% 수준의 수소혼소가 가능한 대형 가스터빈을 도입한 바 있다. 2028년을 목표로 수소 혼소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송상욱 남부발전 실장은 "수소 생산부터 운송 및 저장, 활용까지 연계하는 것이 남부발전의 원대한 꿈"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다양한 지자체 협력형 수소 연료전지 등의 사업을 논의 중이다. 현재 가시화된 부분이 부산이나 경주, 함안 등인데 차근차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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