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평균 SMP 197.32원…도매 전력시장 개설 이후 최고치
올해 200원대 넘어 300원대 갈 수도…시름 깊어지는 한전, 20조 적자 현실화

지난달 SMP(전력도매가격)가 전력도매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직 200원대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제유가 추세를 보면 이번달 200원대를 돌파해 300원대도 목전에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5조원대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해 2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2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월 통합 SMP는 197.32원/kWh을 기록했다. 1월 평균 SMP 154.42원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27.8% 급등한 것이다. 이는 도매 전력시장이 개설된 2001년 이래 최고치이며 월평균 SMP가 가장 높았던 2012년 7월의 185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SMP가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국제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탄소중립 달성을위해 석탄발전 가동을 줄이면서 LNG 발전 가동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에너지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월평균 SMP의 상승세는 계속돼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사상 첫 200원을 넘어 3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SMP는 통상 유가에 6개월 정도 후행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기간 국제유가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2월 SMP는 지난해 9월께 유가가 반영된 결과다.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중반 수준이었다. 이후 80달러대를 돌파한 이후 이달 들어 100달러마저 깨진 상황이다.

업계는 당분간 월평균 SMP는 최고치를 매번 경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가 30~60달러 선에서 SMP는 70~80원대를 오갔다"면서 "불과 몇 달새 국제유가가 70달러 선에서 100달러까지 넘어선 상황으로 SMP가 30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MP 급등세로 시름이 깊어지는 쪽은 한국전력이다.

SMP의 무서운 상승세 속에 한전의 적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전은 전기료 동결 속에 전력구입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5조860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올해 1월에만 2조800억원 규모의 공사채를 발행하며 월간 사상 최대치를 찍었으며, 지난달에도 2조원가량의 공사채를 발행했다.

한전의 올해 영업적자는 최대 2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에 해당하는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초 전망치인 10조원보다 적자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한전이 올 1분기 5조332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에 육박하는 규모다. 2분기에도 4조4873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상반기에만 영업손실이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 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및 연료비 조정단가 최대 5원을 감안해도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에서도 한전의 올해 영업적자 전망을 15조원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늘려 잡으면서 "3월 대선 이후 중장기적인 전기요금 인상 계획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10조원 이상 감소될 자본으로 인해 부채비율은 300% 이상 악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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