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카 임대사업자, 무리한 최저가 수주로 설치단가 하락 부추겨
하청받은 설치업체는 "설치비 30% 하락, 공통 시공단가 적용" 주장

전국 100여개 건설용리프트카 시공업체가 지난달 21일부터 작업중단에 나서며 500여개 건설 현장이 마비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제공=연합뉴스 
전국 100여개 건설용리프트카 시공업체가 지난달 21일부터 작업중단에 나서며 500여개 건설 현장이 마비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제공=연합뉴스 

전국 100여개 건설용리프트카 시공업체가 현장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작업중단에 나섰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시공업체 작업중단으로 인해 현재 500여개 건설 현장이 마비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용리프트카설치협회(이하 설치협회)는 지난 수년간 건설용리프트 시공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리프트카의 모델별 전국 공통 시공단가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용리프트카란 공동주택 또는 상가 등 고층건물에서 인력과 건축자재를 옮기기 위해 건축현장에 설치하는 승강장치다. 

건설용리프트카 업계는 건설사가 입찰을 통해 건설용리프트카 임대사업자를 선정하면 이를 수주한 임대사업자들이 시공업체에 리프트카 설치를 맡기는 원하청의 구조를 띠고 있다.

이 때 시공업체는 임대사업자들과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닌 일종의 프리랜서 형식으로 리프트 카를 설치한다.

그러나 설치협회에 따르면 리프트카임대사업자들이 최저입찰을 통해 경쟁적으로 건설현장을 수주하기 때문에 시공업체의 시공단가 또한 비현실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임대사업자들이 현장 수주를 우선하면서 시공단가를 고려하지 않아 그 피해가 하청인 시공업체에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설치협회 관계자는 "매년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52시간근무제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고정비용이 증가했음에도 리프트 설치 비용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며 "시공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인건비도 남지 않는 상황이라 다수의 리프트카 시공업체들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치협회는 지난 10년간 리프트카 설치비용이 30~40% 가까이 하락해 현장 처우 개선을 놓고 협상에 나섰으나 최종 불발되자 지난달 21일부터 작업거부에 나선 것이다.

설치협회는 ▲리프트카 모델별 전국 공통 시공단가 적용 ▲건설사의 불합리한 업무요구 공동대응 ▲리프트카 설치 작업자 인권 개선 등을 리프트카임대사업자 측에 요구하고 있다.

설치협회 관계자는 "리프트 카 시공업체들이 이처럼 집단적으로 작업거부에 나선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묵인됐던 현장 환경 개선이 약속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작업거부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리프트카 임대사업자 측에 입장표명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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