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타입 전력량계 약 60만대 추가 발주, 내달 입찰마감
AMIGO 올해 190만대 도입 미지수에 업계 설왕설래
“기술 하향 평준화 ” 우려에 한전, "시범사업 결과 따라 입찰 나올 것"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 전경.
전남 나주에 있는 한전 본사 전경.

한국전력이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전력량계(전력 계량기)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자 올해 저압전자식전력량계 약 60만대를 추가 발주했다.

한전은 지난 17일 한전 전자조달시스템인 SRM을 통해 일반 46만대, 지역 제한 11만5000대 등 총 57만5000대 규모의 AE-Type 저압전자식전력량계 입찰을 공고했다.

추정가는 각각 280억2320만원, 70억580만원으로 총 350억2900만원 규모다. 입찰 마감은 오는 3월 28일, 투찰은 29일이다.

이번 추가 발주는 반도체 수급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한전의 의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계량기의 입찰이 나오면서 올해 190만대 도입이 계획된 AMIGO(아미고)전력량계의 도입 향방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AMIGO 입찰에 대해 대체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범사업에 필요한 일부 장비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기술 논의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기존 전자식 계량기 추가 발주와 함께 AMIGO 발주 계획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입찰 공고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AMIGO사업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계량기 사업자는 "반도체 수급난은 전자식 계량기나 AMIGO나 똑같이 어려운 상황인데, 전자식 계량기 입찰만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업자는 "AMIGO 물량이 기존 계량기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보안이 강화되고,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한 AMIGO 대신 기존 전자식 계량기를 추가 설치한다는 건 기술이 하향 평준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AMIGO 사업을 두고 업계 내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MIGO 개발에 충분한 준비가 안 됐다. 사업 진행이 빠르다"는 의견과 "이미 사업이 많이 지연됐고, 충분히 개발할 시간이 있었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AMIGO 사업계획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현재 AMIGO 계량기 설치는 95% 완료됐고, 장비 수급도 해결돼 사업소 시공 후 현장 운용을 진행하려는 중"이라며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AMIGO 입찰 계획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입찰 시기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용어설명:  AMIGO 전력량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12년 고시로 규정한 현행 지능형전력망 정보의 보호조치에 관한 지침에 따라 기존 전자식 전력량계보다 고도화된 보안기술을 적용하고, 펌웨어 업데이트가 원격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전은 지난 2019년 AMI 2.0 과제를 통해 AMIGO 전력량계 사업을 추진했으며, 현재 약 1만호 시범사업을 거쳐 본사업을 진행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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