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는 한 방향으로 모아 세기를 증폭시킨 빛이다. 레이저가 처음 개발된 1960년 이후 관련 연구에 9차례나 노벨 물리학상이 돌아갔는데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는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레이저 기술 발전사에 있어 펄스의 폭을 단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그럴수록 출력을 감당하지 못해 레이저 증폭기 자체가 손상되는 문제가 따라왔다. 이를 해결한 것이 CPA 기술이다. 10여 년간 정체해 있던 레이저 기술의 새 지평을 연 혁신이라는 평을 받으며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차지했다.

현재 극초단, 고출력 레이저는 펄스의 폭이 펨토초(1000조 분의 1초)에 이른다. 수십 펨토초 수준의 짧은 시간 단위로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며 아주 가늘게 레이저 빛을 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섭게 노려보는 모습을 ‘눈에서 레이저를 쏜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안과에서는 레이저를 눈에 쏜다. 시력을 교정하기 위해서다. 엑시머레이저 시력교정술을 시작으로 라식, 라섹의 대중화에 이어 스마일라식의 개발까지 눈부신 발전이 이어졌다. 앞서 말한 CPA 기술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도나 스트리클런드 교수조차 자신이 만든 레이저가 안과 수술에 쓰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할 정도다.

라식은 각막에 절편 즉 뚜껑을 만들어 젖혀두고, 각막의 실질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근시, 원시, 난시를 교정한 후 각막 절편을 다시 덮어주는 시력교정 수술이다. 각막의 두께가 충분하고, 빠른 회복을 원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역사와 전통의 시력교정술이다. 다만 심한 충격을 받을 경우 각막 절편이 이탈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 등 부작용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

라섹은 특수 용액으로 각막 상피를 부드럽게 만들어 벗겨낸 뒤, 레이저를 조사하는 시력교정 수술이다. 각막의 두께가 얇은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고 강한 충격에 의해 각막절편이 손상될 가능성이 없다. 각막 절삭량을 최소화하여 재수술도 용이하다. 다만 라식수술에 비해 시력회복 속도가 다소 느리고 3개월 정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스마일라식은 첨단 레이저 장비를 이용하여 5분이내로 수술이 완료되는 3세대 시력교정 수술이다. 스마일라식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표면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각막 안쪽 만을 정교하게 필요한 만큼만 절삭하여 시력을 교정한다. 기존의 라식에 비해 각막 절개길이가 최대 90% 감소하고, 레이저 적용 면적 또한 30% 이상 줄였다.

이렇듯 레이저 기술과 안과 수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안경을 벗을 수 있는 세상이 펼쳐졌다. 하지만 시력교정에 왕도는 없다. 정밀 검사 및 전문의 상담을 통해 연령대나 시력, 각막의 두께 등의 조건에 가장 적합한 시력교정 수술을 찾는 한편, 평소에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할 것을 권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