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모뎀·통신 등 설비 비용 낮춰...사업자 참여 유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시장 활성화에 장애물이었던 계량기 및 통신 가격을 현격히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설비 비용이 기존보다 40%나 줄어들어 사업자의 시장 유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력거래소가 간소화 계량기 사용 및 계량기 모뎀 통신규약 공개 등 소규모 전력중개거래에 필요한 설비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고안했다.

그간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은 한전 거래보다 복잡한 거래절차 때문에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성 또한 낮아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과 중개사업자 간 계약도, 중개사업자의 전력 및 REC 판매도 부진했다.

실제로 운영을 시작하고 46개 사업자(3월 말 기준)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거래를 맛본 업체는 10개 미만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경제성이 부족해 거래를 시도조차 못 했다. 거래를 한 KT, 해줌 등 사업자들의 거래량은 44GWh로 1년 6개월간의 성과치고는 실망스럽다.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는 전력 계량기, 모뎀, 통신비 등 사업자가 갖춰야 하는 전력 설비의 비싼 가격이 꼽힌다.

이에 정부는 비교적 저렴한 한전의 G타입 계량기를 제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다. 기존 계량기를 사고 설치하려면 200~300만원이 들었지만 기능이 간소화된 G타입 계량기를 구입하면 50~60만원으로 해결 가능하다. 사업자들 모여 대량 구매한다면 가격은 더 낮춰질 것으로 예측된다.

계량기 모뎀 가격도 낮아진다. 통신을 담당하는 계량기 모뎀은 시범사업부터 시작한 SKT용 모뎀만 사용 가능해 대당 약 80만원을 주고 사용해 왔다. 하지만 전력거래소가 모뎀에 사용되는 프로토콜을 타 통신사에도 개방하고 통신용 서버도 증측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통신 3사가 모두 모뎀을 보급할 수 있어 가격이 50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점 상태가 해소됨에 따라 통신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T가 받아온 월 1만2000원 정도의 통신비가 타 통신사와의 경쟁으로 55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통신업계의 의견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신 요금을 한달에 6500원 줄이는 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작은 발전사업자들에게는 그 비용도 부담될 수 있다”며 “소규모 중개거래시장에 규모가 작은 발전 사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속해서 방안을 간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규모 중개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 kWh당 3원으로 발표된 발전량 예측 인센티브(예측제고 정산금)는 규칙개정위원회와 전기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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