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윤재현 기자]지난 11월 10일부터 3일간 울산에선 ‘2021 국제수소에너지 전시회 및 포럼’이 열렸다.

울산시에 따르면 수소 산업의 현주소와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과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회다.

기자는 전시회 참여기업 중 인지도는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보석 같은 기업 몇 곳을 본지에 소개해주고 싶어 주관기관 중 한 곳인 (사)한국수소산업협회(회장 김방희, 이하 협회)로 연락했다.

전화하기 전에는 협회 직원이 객관적이지 않고 본인의 친소관계에 따라 기업을 추천해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약간은 있었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협회 직원은 전시회 홈페이지를 보면 전시장 도면이 있으니 참고하라고 했다. 참여업체 기업 연락처는 협회 방침상 알려 줄 수 없다고 했다. 주최 측인 울산시를 통해 다시 연락하니 협회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협회는 포럼을 담당하니 참여기업은 관광재단에 문의하라는 것이었다.

관광재단에서 수소 관련 기업을 알 리 없었다. 기자는 할 수 없이 부산에 있는 (사)수소에너지기술연구조합에 연락해 소개받았다. 협회와 달리 조합은 반색했다. 당연한 일이다.

협회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설립해 유지해 나가는 모임으로 회원사들에 회비를 받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대 정부 업무를 하는 곳이다. 회원사들의 고충을 알아야 하고 소통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담 홍보부서를 두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기술력은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투자 등 여러 문제 때문에 홍보가 절실하다. 사실 홍보가 필요해서 시간과 비용을 지급하고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닌가!

수소 관련 기사를 적기 위해 협회로 전화해도 과거와 달리 상근 직원으로부터 전문적인 의견을 듣기 힘들었다.

경남에 있는 회원사 관계자는 “수소와 관련 없는 길을 걸어왔던 상근 부회장을 비롯해 상근 직원 중에서도 수소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라면서 “회비로 직원들 월급만 주는 것 같아 회비를 내지 못하겠다고 항의한 적도 있었다”라고 했다.

협회가 주관했다는 포럼도 러시아 동시통역에 의문이 생겨 기자가 재차 질문했으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현재 첫날 포럼 유튜브 동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첫날 포럼에 실망한 기자는 다음날 가지 않았다. 국제포럼이었음에도 현장에서 발표됐던 포럼 내용의 몇몇 이슈를 상세하고 깊이 있게 다룬 기사를 찾을 수 없었다.

수소협회는 울산에서 몇 안 되는 산업부에 등록된 협회이다. 울산에 있는 원전해체기술산업협회 등과 비교하면 대기업 회원사들도 많고 직원도 여럿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국제포럼을 개최하는 것보다 회원사를 소통하고 고충을 해결하고 보석 같은 기업을 찾고 홍보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울산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13개사 외신기자단이 취재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에너지 전문 언론사 기자는 겨우 한 명 볼 수 있었다. 물론 기자가 찾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포럼 뒷자리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기사 적는 풍경을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서울에서 전문지 기자들이 많이 내려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외신기자단 대신 에너지 분야 식견을 갖춘 전문지 기자들을 초대해 포럼에서 다루었던 이슈들을 널리 알리는 것이 울산 수소 발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많은 시간, 비용들 들였던 국제행사였지만 의전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별로 없는 일회성 행사였다는 평가다.

협회 회비도 적지 않은 금액인데 회원사들로부터 아깝다는 불만의 말은 들리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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