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차, 9억8500만 달러 규모 증자 단행

2021 상하이 모터쇼의 헝다자동차 전시관(사진제공=연합)
2021 상하이 모터쇼의 헝다자동차 전시관(사진제공=연합)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전기차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하는 자회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헝다 그룹의 자회사이자 자동차 제조 기업인 헝다차는 지난 26일(현지시간) 9억8500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다. 우리돈으로 약 1조175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헝다차는 최근 자사주 지분 9%를 3억4700만 달러(약 41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헝다차는 매각대금을 신에너지차 개발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헝다 그룹의 이번 결정이 전기차 시장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헝다 그룹은 현재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있다. 일부 임직원들의 급여가 밀리고 협력회사에 대금 지급이 연체되는 등 기업 유동성도 악화됐다. 일각에서는 그룹이 자회사인 헝다차를 매각해 급한 불을 끌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마침 중국의 전자제품 개발 기업인 샤오미가 최근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은 지난달 22일 회사 내부 회의에서 향후 10년 안에 전기차를 헝다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헝다차에 대한 투자 의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류융줘(劉永灼) 헝다차 총재도 지난달 11일 “내년 초부처 톈진(天津)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간다”며 “첫 차종은 헝츠(恒馳)5가 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쉬 회장은 지난 2019년에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자본금으로 헝다차를 설립하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헝다는 지방정부 투자까지 유치하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쳤고 2025년까지 중국과 국외 공장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헝다차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헝다 그룹의 의지가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헝다는 현재 무려 2조 위안(약 370조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겨우겨우 파산 위기를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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