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학회 추계 학술대회 개최, 10여개 최신 논문 발표
효율 높이고, 고장 줄이는 ‘친환경‧디지털트윈‧예지보존’ 확산

엄용기 승강기학회 학회장이 지난 11월 26일 서일대학교에서 열린 승강기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엄용기 승강기학회 학회장이 지난 11월 26일 서일대학교에서 열린 승강기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현대엘리베이터가 승강기의 고속화와 대형화에 따른 전력 소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3레벨 인버터 사용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윤영 현대엘리베이터 연구원은 지난 11월 26일 서일대학교에서 개최된 ‘2021 추계 승강기학회 학술대회’에서 ‘고속 엘리베이터 구동용 3레벨 인버터 제어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승강기 제조사가 기존에 사용해 왔던 2레벨 인버터 대신 3레벨 인버터를 사용했을 때 전력 효율 증가뿐 아니라 소음과 발열 감소 등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주된 내용이다.

2레벨 인버터는 신뢰성이 높고 저렴해 현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3레벨 인버터는 용량이 작은 소자로 대용량을 설계할 수 있고 정현파에 가까운 출력을 만들 수 있어 에너지 변환 효율 및 고조파 저감에서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전 세계적으로 고층빌딩 보급이 늘고 있고 승강기 이용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력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승강기의 에너지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연구원은 “2레벨 인버터는 구조가 간단하고 신뢰성이 우수하면서도 경제성이 높아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3레벨 인버터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강기 학술대회에서는 승강기 업계 주요 협단체장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 서일대학교 교수진 등 업계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여 개 논문이 발표됐다.

엄용기 승강기학회 학회장은 “국내 승강기 업계의 기술 트렌드는 친환경, 디지털 트윈, 예지 보전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친환경‧고효율 제품에 대한 국가적 수요가 높은 만큼 승강기 산업에서도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 승강기 시스템 개발 시간 단축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4차산업의 산물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승강기 분야에도 적용돼 승강기 시스템 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조수억 서일대학교 교수는 ‘Digital Twin 기반의 Elevator 용 EMI Filter Design PSIM Simulation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이 승강기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승강기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트윈은 3차원 모델링을 통해 현실공간의 물리적 자산이나 객체,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로 복제하는 것으로, 교통, 에너지, 의료, 환경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논문은 엘리베이터의 디지털트윈 과정 중 하나인 PSIM의 ‘EMI Design Suite’를 이용해 제어반의 EMI 필터 모델링을 구성하고 제어반 구성 요소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발생되는 문제의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현장에서 직접 시스템을 시현하는 것보다 간편하게 문제를 발견·해결할 수 있어 시스템 개발과 제어반 인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조 교수는 “디지털 트윈 공간(Digital Twin Space)은 물리적 환경을 가상환경으로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자 플랫폼”이라며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 공간을 모니터링, 분석, 예측,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장에서 운영최적화, 문제해결, 사고예방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고장 절반은 도어, 예지 보전 기술로 사전 예방

이상형 현대엘리베이터 연구원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엘리베이터 도어 고장을 절반 이상 사전 예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상형 연구원의 ‘이상 탐지를 이용한 엘리베이터 도어 고장 예지 보전 알고리즘 개발’ 논문은 VAE(Variational Aoutoencoer) 기반의 이상탐지를 통해 엘리베이터 고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도어 고장을 예지 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지 보전은 주기적으로 장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통해 데이터 수집 및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장비 고장을 사전에 보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논문에 따르면 VAE 기반의 이상 탐지 모델을 실제 현장의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53.7%의 고장을 88% 신뢰도로 잡아내는 성과가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VAE 기반의 알고리즘을 실제 현장에 적용해 절반 이상의 고장을 예견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다만 예지보전의 특성상 고장 데이터가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얻은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세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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