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지난달 재계약…22일 867억 상환기일
미국, 러시아 가스관 건설 제재 강화 움직임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몰도바 정부에게 대금 상환일까지 가스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제공: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몰도바 정부에게 대금 상환일까지 가스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러시아가 동유럽 소국인 몰도바에 가스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48시간 이내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 관계자는 러시아매체 N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양국이 체결한 계약의 대금 상환일이 22일이라고 밝혔다.

몰도바가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7300만달러(약 867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기존 가스공급 계약은 지난 9월에 종료했다.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 급등 속에 양국이 공급가격 등 계약 연장조건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재계약에 난항을 겪었다.

AFP는 러시아가 새로운 계약 체결 조건으로 지난 몇 년 간 누적된 몰도바의 체불대금 약 7억달러(약 8317억원)를 먼저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은 몰도바는 주택 난방이 끊기고 기업의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는 등 심각한 에너지난이 벌어졌다. 심지어 정부는 가스 부족 위기로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을 걷는 몰도바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앞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옛 소련에 포함됐던 몰도바는 지난해 집권한 개혁 성향의 정부가 EU와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달 말에 협상을 타결하고 지난 1일부터 새로운 계약에 따른 가스공급을 해왔다.

가스 공급가는 분기마다 이전 9개월간의 유가와 가스 가격을 고려해 책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즈프롬은 가스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 “몰도바가 계약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해 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사업과 관련 있는 업체 1곳과 선박 2척과 관련한 제재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 2는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통해 독일까지 가스를 수송하는 길이 1225km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완공 시 러시아의 공급량은 현재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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