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삼성 등 글로벌 디바이스 업체 주도 '스마트홈 표준'
반복된 플랫폼 통합 시도 불발...매터는 다를까
내년 상반기부터 매터 제품군 쏟아진다는데, 국내선 ‘아직’

스마트홈 전문 기업 아카라가 지난달 15일 매터 적용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홈 전문 기업 아카라가 지난달 15일 매터 적용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최근 글로벌 스마트홈 업계에서 가장 핫한 화두는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매터(Matter)다

시작부터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글로벌 플랫폼 및 스마트홈 디바이스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데다 지속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매터 표준이 가질 영향력에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매터는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에서 개발중인 개방형 스마트홈 연동 표준으로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들 간의 연결성 혹은 상호연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IoT 프로토콜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사용할 때는 스마트싱스(Smart Things) 플랫폼에만 연동되고 LG전자의 제품을 사용할 때는 씽큐(ThinQ) 플랫폼에만 연결해서 쓸 수 있지만 매터가 적용되면 디바이스 제조사에 관계없이 모든 플랫폼에 제품 연동이 가능해 진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냉장고, TV, 에어컨 등 디바이스를 한 제조사만 골라서 사용하지 않는 만큼 매터 표준이 활성화되면 소비자의 스마트홈 구축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매터 표준 오픈이 예정된 2022년 상반기가 지금까지 미비했던 스마트홈 확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들이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홈이란 개념이 나온지 이미 2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확산되지 못한 이유로 플랫폼과 디바이스, 디바이스와 디바이스 간 호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주요하게 꼽히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홈 사업 권위자인 김학용 IoT 전략연구소 컨설턴트는 “매터 표준이 제정되면 모든 제조사의 제품들이 플랫폼에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플랫폼 사업은 네이버, 카카오 등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관심과 준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매터가 시장을 장악한다고?

매터가 시장을 장악할 것을 보는 시각의 핵심은 수십년간 사용되며 보안성과 활용성을 인정받은 IP 프로토콜에 기반해 적용되는 동작원리 때문이다. 매터는 IP만 지원한다면 통신 프로토콜에 관계없이 디바이스 적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플랫폼에 맞춰 각기 다른 통신 방식과 특성을 갖던 제품들은 하나의 규격으로 일원화가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제품 개발 및 제조에 사용되는 시각적, 물리적 비용이 줄어들게 돼 제품 가격 인하와 이로 인한 소비자 선택과 시장 확대의 선순환이 형성될 것이란 시각이다.

김 컨설턴트는 “이같은 선순환이 형성되면 디바이스 사업자뿐 아니라 생활서비스 사업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해진다”며 “생활서비스 사업자들이 매터의 활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터 이전에도 플랫폼 및 디바이스 호환을 위한 표준에 대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대부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점은 우려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KNX나 OCF 표준의 경우 매터와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통신사가 주축이 돼 만들었던 원 엠투엠(one M2M) 표준은 시장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매터 제품 출시 일정은

CSA에 따르면 매터 인증을 받은 첫 번째 제품은 2022년 상반기에 인증 공개와 비슷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터 표준의 경우 체계가 굉장히 간단하기 때문에 표준이 공개되기만 하면 CSA에 포함돼 있는 140여 글로벌 기업에서 이를 적용한 제품군을 쏟아 낼것으로 예상된다.

디바이스 사업자들은 플랫폼에 디바이스를 등록 및 인증하고 표준 데이터 모델과 통신방식으로 동작을 제어하는 정도의 펌웨어 업데이트만 해주면 매터 적용이 완료된다.

다만 국내에서 매터를 적용한 제품군이 보급활성화되기까지는 글로벌 시장과 어느 정도의 간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메이저 스마트홈 사업자 중에서는 삼성전자만이 매터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다수의 국내 스마트홈 디바이스 사업자들이 아직까지 매터에 회의적인 입장이라는 후문이다.

김 컨설턴트는 “국내에서는 아직 매터를 활용한 사업 모델 창출이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결국에 매터가 적용되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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