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가 65명으로 가장 많아
직전 최다는 2019년의 212명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목숨을 잃는 환경운동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227명이 기록됐지만 실제로 살해된 수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과 미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비영리기구 위트니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피살된 전세계 환경 운동가들은 확인된 수만 227명에 달한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다 수치다.

직전 최다 기록은 2019년의 212명이었다. 이미 전 해에 최다 기록이 경신됐는데 1년 만에 더 많은 이가 살해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환경운동가가 피살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은 이가 살해된 국가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콜롬비아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서는 불법 벌목과 채굴 등의 행위를 반대해온 원주민 운동가 등 65명이 살해됐다.

올해 초에는 11살에 불과한 환경운동가 소년인 프란시스코 베라에게 SNS인 트위터로 살해 위협이 이뤄져 콜롬비아에 공분이 일기도 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것이 실제로 콜롬비아에서는 환경 운동가가 살해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에 콜롬비아 대통령이 나서서 범인을 찾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콜롬비아를 이어 가장 많은 운동가가 살해된 곳은 30명을 기록한 멕시코였다. ▲필리핀(29명) ▲브라질(20명) ▲온두라스(17명) ▲콩고민주공화국(15명) ▲과테말라(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록을 보면 국제 환경운동가 피살사건의 4분의 3에 달하는 사건이 중남미 지역에서 발생했다.

국가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살해사건이 일어난 나라는 역시 중남미 지역의 니카라과로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살해된 이들 중엔 삼림 지역의 벌목을 반대하던 운동가들이 가장 많았다. 댐 건설을 반대하거나 기업식 농업, 광업 및 밀렵 등을 반대하다가 숨진 이들도 많았다.

이런 사건들에는 범죄족이나 반군 등의 세력이 개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이나 때로는 정부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빌 맥키번 미국 환경학자는 보고서에 실은 기고문에서 “피살된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지킨 것 뿐만 아니라 우리모두가 살고 있는 지구도 함께 지킨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크나큰 빚을 졌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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