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 기술매칭센터 구축 필요
부·울·경의 새로운 성장동력 될 것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부·울·경 원전해체 분야 전문기업과 해체 전문가 그리고 대학의 산학협력단이 서로 만나며 나누며 함께할 기술매칭센터의 구축이 시급합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상징인 고리1호기 폐로는 새로운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바로 원전해체산업이다. 미국 컨설팅 업체 베이츠화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해체시장 규모는 2050년을 전후로 500조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부산시도 바빠졌다. 울산과 공동으로 원전해체연구소도 유치한데다 해체대상인 고리1호기가 부산에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재수 끝에 원자력을 중점 산업으로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선정됐다.

부산시는 원전해체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했으나 지금까지 에너지정책은 중앙 정부 중심이었으며 특히 원자력은 국가 사무였다.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결국 부산시의 선택은 이상화 영산대 교수(산학협력단 부단장)였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25년간 광고업체에 몸담았다. 원자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지난 1995년, 한국 최초로 핵폐기물(그 당시 용어) 저장 관련 CF를 기획, 제작했다. 방송에 자주 노출됐던 공익광고로 국민 대부분이 기억은 못 하지만 한 번씩 봤을 것이다.

CF 제작 과정에서 ‘원자력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친환경적이면서 효율적인 에너지이며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라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해에는 부산산업과학혁신원에서 발주한 연구 용역에서 ‘원전해체산업 분야 부산시 중소기업을 위한 산관학 플랫폼 연구 구축 방안’이라는 연구 용역을 수행했다.

원자력에 대한 기존 관심이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 경남 등 지역으로 확대됐으며 그 과정에서 원전 관련 지역의 다양한 기술 강소기업을 만났으며 애로사항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책이나 논문과는 다른 경험이었다.

▶최근 부산시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과제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면?

부산지역 기술 강소기업을 위한 신(新) 원전해체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부산 원전해체 분야의 전문인력과 기업 간 기술 매칭 플랫폼(가칭 ‘원전해체 기술매칭센터’) 구축을 제안했다.

세부 내용은 ▲지자체와 기업 간의 네트워크 ▲원전해체 전문 연구 인력 데이터 구축 ▲기타 원전해체 R&D 과제 공동 개발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이 원활해야 하며 정보의 공유가 필요하다.

핵심 솔루션으로는 먼저 지역 대학의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은퇴한 시니어 원전 전문가를 지역 강소기업과 기술협약에 의한 1대1 책임 컨설팅에 투입한다. 이후 원전해체 기반의 기술이전 사업화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울산은 부산과 함께 에너지융복합단지에 선정돼 원자력 분야는 공동으로 수행 중이다. 울산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울산은 정식으로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부산보다 산·관·학 네트워크 혹은 거버넌스가 좀 더

체계적으로 구성된 듯하다.

울산에는 부산과 달리 100여개 이상 기업이 가입된 ‘원전해체산업기술협회’가 있다. 또한 울산대학교, 영산대학교, UNIST, 울산과학대,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교 등이 있어 체계적인 산·관·학 거버넌스에 의한 추진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울산의 에너지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파생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울산시에서 정식으로 연구 용역 요청이 들어오면 세밀하게 검토해보겠다.

▶부산, 울산 등 지자체는 원전해체산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미 부산, 울산은 원자력을 중점산업으로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공동 선정됐다. 또한, 부산, 울산 경계에 원전해체연구소가 들어선다. 양 광역시를 아우를 수 있는 기능과 연계를 고려해 공간 범위를 설정한 것이며 지역 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 될 것이다. 나아가 부산은 산업연계형으로 녹산국가산업단지와 연결되며, 울산은 온산국가산업단지 일부와 테크노 일반산단과 연결될 수 있다. 그 추진과정에서 하나 제안할 것은 대학 산학협력단과 반드시 연계해야 산업적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폐로 대상인 고리1호기가 부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서울의 원전해체기술협회가 산업부에 등록하는 등 서울 기업들이 과실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지역기업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서울에서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돈이 다 서울로 올라간다는 느낌이다. 고리1호기가 부산에 있는데 서울 기업들이 이득을 취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위험은 지역이 감수하고 경제적 이득은 서울에서 챙겨간다는 것 아닌가. 이러니 지방인구는 감소하고 수도권만 비대해지는 거다. 지자체는 외부 기업 유치 이전에 기업들이 빠져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연관 효과가 큰 대기업의 유치가 아니라면 기존 향토기업들의 사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 그래야 돈이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역의 산·관·학이 협력을 해야 한다. 기업(산)은 축적된 경험과 기술이 있다. 지자체(관)는 공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예산)이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 실패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대학은 산학협력단이 있으며 교수라는 고급 인력이 있다.

산·관·학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한데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용이 ‘기술매칭센터’라는 플랫폼이다. 인력풀 등 데이터를 축적하고 네트워킹을 잘해야 한다. 부산시와의 관계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서 밝힐 수는 없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너지 문제는 에너지로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적 입김이 많이 좌우한다.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중앙 정부는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에서는 지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에너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원전해체산업은 지역의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야 하며 산업 특성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부·울·경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 He is...

▲ 1963년 11월 출생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 서강대 영상대학원 영상미디어 전공 ▲ 부산대 대학원 교육공학 전공

▲(주)세종문화 연출부 (1988년) ▲ 덴쯔 영 앤 루비컴, (주) 한컴, (주) 코마코 (1994년~2005년)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2009년~ 2020년), 기술창업대학원 교수(현재) ▲영산대 산학지원처장, 산학협력단 부단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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