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연계 P2G 종합 설계·구축업체로 탈바꿈
상명풍력단지 등 각종 재생E 활용 사업 경험多
분산에너지원 경쟁력…경제성 확보 방안 시급

지필로스가 제주 상명풍력단지에 추진 중인 P2G 시범사업 현장 전경.
지필로스가 제주 상명풍력단지에 추진 중인 P2G 시범사업 현장 전경.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올해 상반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수소경제 드라이브에 발맞춰 우리 기업이 앞다퉈 수소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와중에 어떤 기업이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을까. 일선 현장에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수소 강소기업을 10회에 걸쳐 릴레이 탐방한다. <편집자주>

“제주 상명풍력단지의 21MW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P2G 실증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했습니다. 이밖에 전국 각지에서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르면 내년에 국내 최초로 그린수소에 가격을 매겨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정웅 지필로스 사업전략그룹 실장.
구정웅 지필로스 사업전략그룹 실장.

지필로스 용인 본사에서 만난 구정웅 사업전략그룹 실장은 자사의 그린 P2G 시스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P2G(Power to Gas)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에 수전해 기술을 가미해 완전 무공해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특유의 불안정성을 해소함과 동시에 그린수소를 공급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한 지필로스는 전력변환장치(인버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P2G 시스템 종합 설계·구축업체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전력변환장치는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다.

지필로스는 전력변환장치를 비롯해 수전해 설비, 수소 압축·저장설비 등의 전체적인 설계·구축과 제어를 담당하고, 알고리즘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가동해 실시간으로 수소 생산 현장을 관리한다.

때문에 전체 P2G 시스템 설계능력이 지필로스의 핵심 기술력으로 꼽힌다. 특히 알카라인(AEL), 고분자전해질(PEMEL) 등 현존하는 모든 방식의 수전해 설비를 다뤄 본 기업은 국내에 지필로스밖에 없다는 게 구 실장의 설명이다. 태양광, 풍력, 파력 등 각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P2G 전주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했다.

구 실장은 지필로스가 관련 기술력을 갖추게 된 비결에 대해 “제주 상명풍력단지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인 P2G 시범사업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 풍력, 파력 등 다양한 종류의 P2G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장조사부터 설계, 구축에 이르기까지 각 에너지원의 특색에 맞는 전주기 경험을 자연스레 쌓았다”고 덧붙였다.

구 실장에 따르면 제주 상명풍력단지는 지필로스가 중부발전, 가스안전공사, 에너지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국내 최초로 500kW급 P2G 실증 구축을 마친 곳으로, 오는 2023년까지 제주에너지공사와 함께 3MW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필로스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해양 재생에너지단지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상풍력과 파력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솔루션을 실증하는 과제로, 내년부터는 P2G 장비를 본격 도입해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구 실장은 P2G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이 가까운 미래에 유력한 분산에너지원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지 인근에서 수소를 직접 만들어 소비하는 게 대규모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보다 탄소저감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구 실장은 P2G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경제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실장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P2G 사업이 상용화에 들어가는 데 현재로서는 P2G가 경제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HPS, REC 가중치 등 정부의 지원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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