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가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 예비력은 7월 넷째주 최대 4GW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에 전력수요는 90.9GW~94.4GW까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력예비율은 4.2%까지 떨어진다. 표준원전 4기에 해당하는 용량밖에 예비력이 없는데 이런 전력수급 위기는 2013년 여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도 3GW 밑으로 예비력이 낮아지면서 여름철 찜통 더위를 겪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 삼성동 한전 본사 사옥에는 얼음 주머니가 등장해 머리위에 올려놓고 근무하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정부는 예비력에 따라 예비력에 따라 비상단계를 발령했는데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도 2013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예비력 확보를 위해 정부는 발전자원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폐쇄를 결정했던 석탄발전기 가동카드 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형 건물에 비상발전기도 만일에 대비해 점검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분명 위기는 맞다. 2013년에 겪었던 전력수급 위기는 원전에 사용되는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된 채 공급된 것이 밝혀지면서 해당 원전이 일시에 가동이 중단됐다. 원전 부품 사태 파문으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3기가 전력계통에서 빠졌다. 3GW에 해당하는 예비력이 빠지면서 전력이 갑자기 부족해 진 것이다. 여기에 한울4호기, 월성1호기도 각각 증기발생기 세관 결함, 설계수명 완료 등의 이유로 가동을 멈추면서 당초 공급계획에서 4GW의 공급물량이 부족해졌다.

올해는 무더위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위기 인 것은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높아져, 이런 변동성에 대응해선 더 많은 예비력이 필요해 졌다는 것이다. 2016년 이후 5년 동안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3.7배 넘게 증가했다. 전력거래소의 발전설비용량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 3.7GW에서 2020년 10월 기준 13.7GW까지 증가했다. 문제는 비실시간 계량 태양광물량이다. 쉽게 말해 통제가 안 되는 물량이 70%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다.

예비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지만 무려 10조원을 들여 지은 2.8GW 용량의 신한울 1·2호기는 가동 움직임은 전혀 없다. 전력분야 전문가들은 신한울 1·2호기만 가동을 준비해서 여름철에 전력을 생산해도 이런 소란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어찌보면 국민혈세 10조원이 든 대형 프로젝트다. 제때 가동만 해도 국민들이 여름철 전기부족에 따른 불편함은 없었을 것이다. 경제성도 계산해 본다면 60원/kWh에 불과한 (평균정산단가 90원/kWh) 신한울 1·2호기를 가동하면 전기소비자는 6000억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을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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