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바이패스케이블 등 직접활선 혼용 적용 필요”
한전, “근골격계 환자 산재 처리해도 불이익 없어”

[전기신문 유희덕 기자]

한전이 지난 2018년 배전분야 간접활선 공법을 도입한 것은 배전선로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감전, 화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 시공 업계, 노동계에서 안전한 작업 환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시대도 경제성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에 둔 작업 환경을 원했다. 올해로 간접활선 공법이 도입된 지 3년째가 됐다.

한전은 올해 배전분야 간접활선 공법 적용 범위를 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향후 2~3년 내에 90% 이상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전공들의 목소리는 ‘현장 상황에 맞는 확대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무작정 밀어붙이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또 간접활선 공법 확대와 맞물려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간접활선 공법과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한전, 업계, 현장 노동자가 이구동성으로 동의한 것은 ‘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한 간접활선 확대적용’이다. 다만 이견을 보인 것은 현장의 여건이다. 현재의 공법과 공구로는 간접활선 공법 적용이 안 되는 곳이 많은데, 무리하게 설계를 하고 이를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공사업계와 노동계는 간접과 직접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 달라고 주장한다.

한전도 간접활선 공법으로 100% 전환하는 것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업계의 의견을 현장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변영숙 한전 배전운영처 부장은 “간접활선을 확대하기 위해선 공가 구간을 줄이기 위해 내장주를 늘려야 하며 배전운영처도 이런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부장은 “특히 현장 감독이 직접활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구간을 간접활선으로 설계하다 보니 위험할 수 있고 작업이 안 된다. 간접활선이 안 되는 부분은 직접활선으로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나근주 전기공사협회 기술위원장도“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해선 바이패스 케이블을 확대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간접활선 공법 적용 이 안 되는 공사, 긴급을 요구하는 공사의 경우 직접활선 공법이 필요해 혼용 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한전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바이패스 케이블 공법 확대로 장비 노후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또 현재 간접활선공법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해 많은 장비를 구입했는데 대부분의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근주 위원장은 “모든 공구 및 장비 구매 부담을 업체에서 지고 있는데, 현재 업체들의 창고를 가보면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장비가 많다”며 “업체들도 노후기자재 교체를 위해 투자를 하겠지만, 사용하지 않는 공구 및 장비의 처리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접활선 공법이 확대되면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장하는 것이 근골격계 질환이다.

이정열 지부장은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는 것은 일을 적게 하고 많은 전공들을 투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다만 근골격계 질환 환자도 산재 처리가 될 수 있도록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배전공사 현장에서 산재 처리를 할 경우 업체들이 벌점을 받기 때문에 산재 처리를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 부장은 근골격계 질환은 산재 처리가 가능하며, 이에 따른 어떤 불이익도 없다고 명확히 했다. 한전은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보조암 등 공구를 개발해 현장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활선작업자 편조도 근골격계 질환이 예상되는 부분은 많은 인력이 참여해서 일할 수 있게 하고 품을 조정해 업계가 손해보지 않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배전활선작업 안전관리 강화 토론회’ 자리를 끝까지 지킨 최영성 한전 영업본부장은 “과거에는 정전시간, 비용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경제성, 정전시간을 줄이는 것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고민할 때가 됐다”며 “현재 사고 유형을 보면 간접활선 분야 외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획기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며 한전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고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과 시공업계 노동계는 ‘배전활선작업 실태조사’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간접활선 공구 및 자재의 현장 활용성을 평가하고, 현장 위험성 평가 시험 등 작업현장 제도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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