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 현대차 등 주요 업체 생산 차질
국산화율 내연기관차 99%, 전기·수소차 70% 수준
배터리 전구체 中 의존도 커, 美中 무역갈등 취약
정부 2030년까지 1000개 기업 사업재편 지원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로 인해 올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390만대 줄고, 완성차 업체 매출도 전년보다 1100억 달러(약 124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글로벌 소수 기업이 공급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 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는 핵심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실제로 이번 사태를 세계 각국이 부품 및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 핵심산업 전기·수소차 국산화율 고작 70%

정부는 4차 친환경차 보급 기본계획을 통해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보급 대수를 2020년 82만대에서 2025년까지 283만대, 2030년까지 785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전체 차량 대수 중 친환경차 비중은 현재 3%에서 2025년 11%, 2030년 30%로 늘어난다.

특히 신차 판매량에서의 비중은 2025년 51%, 2030년 83%로 압도적이다. 친환경차는 미래 자동차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국산화율은 얼마나 될까?

정부가 지난 6월 10일 발표한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전략’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차량 부품‧소재 국산화율은 전기차 68%, 수소차 71%로 내연기관차의 99%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자율주행 부품은 소프트웨어 38%, 하드웨어 85%이며 차량용 반도체는 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기술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대비 부품‧소재 기술 수준은 전기차 90~100%, 수소차 95~100%, 자율주행 부품 80~90%, 차량용 반도체 50%로 차량용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품 및 소재 시장이 박리다매 구조를 띠고 있어 중국 등 생산단가가 저렴한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차 부품 및 소재의 낮은 국산화율은 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산업은 제조업에서의 고용 6%(22만명), 생산 6.5%(101조원), 수출의 3.6%(186억달러)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친환경차 비중이 2030년 33%로 늘어나면 내연기관차 전속 부품기업 수는 900개가 사라지고 고용도 3만5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 및 소재기업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사업재편이 이뤄져야 한다.

◆내연기관 전속부품사 등 매년 100개 이상씩 사업재편 지원

이를 위해 정부는 ‘사업재편지원단’을 설립해 내연기관 전속부품사 등 매년 100개 이상씩의 사업재편을 지원해 2030년까지 1000개의 사업재편을 승인·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총괄하는 사업재편지원단은 자동차연구원이 맡고 기업활력법센터가 사업재편 승인, 기술보증기금 및 신용보증기금이 금융지원, 코트라가 판로지원, 부품재단이 컨설팅 및 교육, 중소벤처진흥공단이 기업수요 및 애로 발굴, 무역협회가 스타트업 연계, 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KITIA)가 M&A 및 투자유치를 맡는다.

권역별 특성에 맞는 지원 플랫폼도 마련된다.

동남권에서는 전기차 및 수소차 핵심부품, 전라권에서는 전기차 부품 및 친환경 상용차, 대경권에서는 자율주행 및 차량용 소재, 충청권에서는 미래차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실증, 경기‧강원권에서는 안전부품 및 초소형 전기차 부품에 대한 플랫폼이 마련될 예정이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부품에 대해서는 대형모터, 초고속 베어링, 고전압 릴레이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전략품목 14종에 대해 기술 자립화가 지원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파우치, 바인더, 분리막 등 핵심 소재와 구동모터 영구자석의 기술 개발에 올해 각각 115억원, 17억원이 지원된다.

수소차는 연료전지 및 수소저장용기 5대 핵심 소재와 수소상용차용 400kW급 대용량 모터 국산화 기술 개발에 올해 각각 144억원, 53억원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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