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지난 21일 울산에서 국내 첫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기공식이 열렸다. ‘국내 첫 번째’라는 점을 제외하면 여느 민간 부문의 설비투자 기념식과 다를 바 없던 이날 행사에는 박진규 산업부 차관이 직접 방문해 이목을 끌었다.

그만큼 정부가 액화수소 설비 구축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일 테다. 이날 박 차관은 기공식 축사에서 “청정수소 기반의 수소경제 전환이 필수 불가결하다”며 “민간의 선제적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정부는 일찍이 수소의 생산·유통이 액화수소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그동안 대규모 액화수소 출하시기에 발맞춰 이 분야 생태계를 조기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

액화수소에 대한 관심은 정부뿐 아니라 수소사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에너지기업들도 해당된다.

한국가스공사, SK E&S, SK가스, 포스코,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액화수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액화수소가 우리나라 수소 저장·운송 시장의 이른바 ‘대세’로 자리 잡게 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대기압에서 저장할 수 있다. 고압의 기체수소와 달리 안전성 측면에서 단연 앞설 수밖에 없다. 주민수용성 문제로 수소충전소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액화수소가 상당 부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약 1/800로 대량 운송에 강점을 갖는다.

때문에 에너지 전문가들은 액화수소가 버스, 트럭, 열차, 선박 등 수소 사용이 많은 대형 모빌리티 활용에 적합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액화수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소 모빌리티 시장 확대 정책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아마도 우리는 멀지 않은 미래에 액화수소가 안겨다 줄 수소경제의 진면목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출발은 울산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시작해 전국에 구축될 액화수소 플랜트와 충전소로 이어질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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