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함 고위경영진 5人…90억원 현금화
WSJ, “주가폭락 예상해 지분 대거 정리 정황”

로즈타운 모터스의 오하이오주 전기트럭 생산공장 전경.
로즈타운 모터스의 오하이오주 전기트럭 생산공장 전경.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투자한 미국 전기트럭업체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 경영진이 회사의 재정상태 악화 발표를 앞두고 보유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로즈타운 모터스가 증권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리치 슈미트(Rich Schmidt) CEO를 비롯한 5명의 고위경영진이 지난 2월 초 사흘간 800만달러(약 90억원) 상당의 지분을 현금화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를 한 로즈타운 모터스는 GM의 오하이오주 옛 공장부지에 전기트럭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첫 분기보고서를 통해 기관의 예상치 보다 2배를 상회한 주당 23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로즈타운 모터스는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며 스스로 폐업 위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공매도 전문 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는 보고서를 통해 “전기 트럭 생산이 조만간 가능하다는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장과는 달리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혀 주가에 타격을 입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한때 주당 30달러를 넘어섰던 로즈타운 모터스의 주가는 21일 기준 주당 10.07달러로 마감하는 등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WSJ는 로즈타운 모터스의 경영진이 이 같은 사태를 놓고 주가가 내려가기 전에 미리 지분을 대거 정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 출신으로 지난 2019년 로즈타운 모터스에 합류한 슈미트 CEO는 보유 주식의 39%를 460만달러(약 52억원)에 매각했다. 또 전기트럭의 추진장치 개발 담당 임원인 추안 보(Chuan Vo)는 보유 주식의 99.3%를 현금화해 250만달러(약 28억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타운 모터스 이사회는 경영진의 지분 매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최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분 매각 문제를 검토했지만, 회사의 실적이나 전망과 무관한 매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로즈타운 모터스의 설명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경영 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경영진이 특정 시기에 대거 지분을 정리한 것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대니얼 테일러(Daniel Taylor)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로즈타운 모터스가 임원 보유 주식의 거래에 대해 내부 통제가 부족했다는 점 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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