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맥킨지 “2050년 韓 수소 수요 80% 해외수입”
기체수소 부피의 1/800 액화수소, 수입·유통 최적
가스公·SK·포스코 등 LNG기지 보유기업 ‘경쟁우위’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터미널 전경.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터미널 전경.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구체적인 계획과 투자가 수반된 수소사업 전략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기업을 중심으로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구조를 활용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진출한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국내 수소시장을 주무르게 될까. 글로벌 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한국의 수소 수요가 자체 생산량보다 크게 증가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국내 에너지기업 중에서도 액화가스에 대한 풍부한 수입 경험과 유통 인프라를 갖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프라카쉬 샤르마(Prakash Sharma) 우드맥킨지 아태지역 시장 및 이행전략 부문 책임자는 국내 언론과 가진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국의 저탄소 수소에 대한 수요는 2030년까지 120만t에 이르고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보다 10배 증가한 1200만t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다.

샤르마 책임자는 이어 “한국 수소 생산량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2050년 전체 수요의 80%는 수입을 통해 충족될 것”이라며 “수입 가능 국가로는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역시 2030년 이후부터는 국내 수요의 최소 10%에서 최대 50%를 해외에서 조달해야 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망을 종합해보면 미래 수소 시장은 대규모 수입이 불가피하고 수소 운반 방식은 수입에 최적화된 방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에너지기업 대다수는 액화 형태로 수소를 저장 및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를 1/800로 줄일 수 있어 수소 유통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관건은 수소를 액화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와 그에 따른 비용이다. 기체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도 이하로 낮춰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업계는 이 점에서 한국가스공사, SK, 포스코 등 LNG기지를 보유한 에너지기업이 향후 수소 시장에서 유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LNG는 영하 162도로 저장탱크에 보관돼 있다가 기화 과정을 통해 천연가스(도시가스)로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냉열이 발생하는데 이 냉열을 활용해 액화수소를 만들면 에너지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가스공사는 인천, 평택, 통영, 삼척에 LNG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당진에 5번째 기지를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수소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수소 유통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만큼 가스공사가 향후 수소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또한 가스공사는 지난 40년간 액화가스 수입 경험과 노하우,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어 수소 수입에서도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SK E&S와 SK가스가 가장 수소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 E&S는 보령에 LNG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SK가스는 2024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울산에 LNG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또한 두 기업 모두 LNG와 LPG 수입 및 유통 사업을 하고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어 수소 생산과 수입에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에 민간기업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LNG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수소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광양이 수소 수요가 많은 수도권 등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50년 수소시장 규모가 세계적으로 2500조원, 한국에서는 70조원이 발생하고 총 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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