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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환 대표의 월요객석) 빌 게이츠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이사    작성 : 2021년 06월 17일(목) 13:35    게시 : 2021년 06월 18일(금) 09:04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이사
최근 빌 게이츠는 자신의 책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현재 태양광, 풍력, 베터리 등 기술이 충분하지 않고 앞으로 기적적인 기술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그 주장을 거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IEA(세계에너지기구)에서 발표된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 보고서에서도 “현재 재생에너지 기술로는 2050년 탄소 감축량의 약 50%만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미국 기후대사 존 케리도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두가지 의문이 들었다. 빌 게이츠가 말한 기적의 신기술이란 어떤 것들을 말하는 것일까? 진짜 현재 기술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은 어려운 것인가?

빌 게이츠, IEA, 존 케리가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기적적인 신기술은 바로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공기 중 탄소포집(DCC), 소형 원자로(SMR)의 3가지 기술이다. 이 기술들이 2050년 탄소중립의 나머지 50%를 감축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것이 가능할까?

우선 어디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 확인해보자.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80~90%가 에너지에 관한 부분이고, 나머지는 비에너지 분야이다. 에너지 분야 배출원은 크게 4가지로 전력생산, 건축물, 운송수단, 산업으로 구분된다. 먼저 전력생산 부문은 재생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저장기술로 탄소중립이 충분히 가능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완전히 상업화되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많이 증가하는 에너지원이고, 그로 인해 몇몇 지역에선 이미 석탄, 원자력에 비해 가장 저렴한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세계가 그렇게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재생에너지의 유일한 단점은 바로 간헐성 문제이다. 태양은 원할 때 뜨지 않고, 바람은 원할 때 불지 않는다. 그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 기술, 양수발전 등이 존재하며, 특히 배터리 기술은 지난 10년간 가격이 약 1/10로 줄어들어 최근 미국 뉴 멕시코 지역에선 기존 석탄과 원자력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태양광+배터리가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대부분이 기적이 없이도 재생에너지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건축물 분야는 어떨까? 건물은 대부분 냉난방, 온수, 요리 등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전세계적으로 대부분 전기화가 되고 있다. 여전히 석유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조금 더디지만 다양한 전기제품들이 건축물 분야에 확대되고, 실제로 천연가스나 석유 제품에 비해 전기에너지로 전환은 총 에너지 사용을 1/4로 줄여주고, 비용이나 탄소배출도 감축시켜 준다.

운송분야는 더 간단히 볼 수 있다. 자동차, 비행기, 배 등 기존의 운송수단은 전기화 혹은 수소화 될 것이다. 아직 장거리나 군용 운송수단에 적용되고 있는 수소 기술은 상업화에 조금 더 기다려야 되겠지만, 충분히 가까운 미래에 전기화부터 수소화까지 운송수단의 대부분이 탄소배출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산업에선 녹색 전기화로 대부분 해결이 되지만,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공정 등 비에너지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이 상당히 큰 편이다. 물론 이 부문에도 현재의 기술만으로도 기적의 기술 없이 대부분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하다.

또한 대표적인 비에너지 분야 배출원인 농업, 식량생산, 비료, 가축 분뇨, 냉매, 폐기물 매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현재의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탄소중립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

탄소 포집, 저장, 활용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그것을 운전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소비에 상쇄된다. 탄소 절감을 위해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과 같다. 이는 큰 기회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 공격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향후 10~15년 이내에 경제성을 갖추기 어렵다. 또한 SMR이라 불리는 소형원자로도 향후 10~20년 내에 사용화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다 하여도 입지 선정을 위한 주민갈등, 상대적으로 긴 건설기간,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2050년까지 상용화되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말그대로 그 기술들이 상용화 되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는 결코 새로운 기적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조금씩 그 원천기술을 개선해 나가면 된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현재 기술들이 시장에 진입할 때, 가장 높은 장벽들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지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정부 정책, 지역과 상생하며 수용성을 높이는 솔루션과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의 정보 격차 해소, 금융 사각지대 해소 등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가 먼저 끝내야 할 숙제는 이미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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