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고용충격이 저소득층 등의 취약계층에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 단어는 국내 산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의 양극화, 정보의 양극화, 기술의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이는 산업계에 바로 영향을 미쳐 업종 간, 기업 간, 조직 간 양극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가 발발했지만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있는 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는 업종이 있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 가전, 배터리 사업은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의 영향으로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올랐다. 2019년 154조 원이었던 총 매출이 지난해 166조 원(연결기준 236조 원)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스마트폰 업종이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성과를 냈고,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소비로 소비자가전 사업 부문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이노텍,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났다.

반면 정유화학과 철강, 항공 등은 경기침체와 여행수요 감소 등으로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에쓰오일, 대한항공, 포스코 등은 전년대비 매출이 1조원 넘게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극단적인 산업의 양극화가 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다.

넓게는 글로벌 경제, 좁게는 국내 경제만 해도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한 업종이 지나치게 호황을 누리면 수요와 공급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후방업종에 불똥이 튈 수 있다.

최근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대표적인 예다. 반도체 수급난은 자동차 업종은 물론 전기업종의 전력량계와 조명제어장치, 배선기구 산업의 생산차질로 이어지면서 엉뚱하게 전기공사 업체로까지 일파만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이야 수요가 폭발해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반대로 후방산업에서는 부품을 구하지 못해 발주처와의 갈등과 실적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앞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정부도 이처럼 달라진 산업여건에 맞춰 유연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 기업의 생존불안을 줄일 수 있는 해법 마련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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