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 2조5천억 투자해 이르면 내년 착공
그린수소・블루수소 사업에 투자…시장 선도 ‘앞장’
제주 그린수소 프로젝트…출력제한 문제까지 해소

중부발전 본사 전경.
중부발전 본사 전경.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중부발전이 블루수소 및 그린수소를 통한 깨끗한 수소생산 기술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발전사의 주수입원이었던 석탄화력의 단계적 폐지에 대응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한편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수소경제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국중부발전(사장 박형구)은 최근 보령에 연간 25만t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생산기지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루수소는 LNG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에 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CCUS)을 적용,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깨끗한 수소다. 흔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키는 ‘그레이수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온 LNG 추출 수소가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부발전은 보령발전본부 내 유휴부지를 활용, 민간기업과 손잡고 블루수소 생산부터 유통, 활용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생산시설에만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내년에는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중반쯤에는 수소 생산 및 판매까지 진행될 것으로 중부발전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러 민간기업들이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으로서는 중부발전이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CCUS에서 한계로 지적돼 온 포집한 탄소를 처리하는 문제까지 해결한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중부발전은 민간기업과 함께 호주의 유전 등에 이 탄소를 저장할 예정이다.

중부발전은 이미 2017년부터 보령에서 CCUS 설비를 준공, 시범적으로 운용 중이다. 그동안 보령화력 7,8호기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는 카본캡쳐 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것.

이번 블루수소 생산기지에도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활용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기술로 여겨졌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그린수소는 가장 깨끗한 발전원인 재생에너지에서 추출하는 수소다.

중부발전은 제주에서 운영 중인 상명풍력발전단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R&D 실증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달 중 1000시간의 시험운영을 마무리하고 상용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라는 게 중부발전 관계자의 설명이다.

생산된 수소는 민간기업과 손잡아 활용방안을 마련한다. 현재 제주도내 수소충전소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과 공동으로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상명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한 수소를 충전소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중부발전은 설명했다.

중부발전은 또 이번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통해 제주는 물론 육지까지 번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지역은 전력 공급량이 소비량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77회 가량 풍력설비의 출력을 제한했다. 최근 전남 신안에까지 출력제한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중부발전은 제주에서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출력제한을 그린수소 생산을 통해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중부발전은 상명풍력발전단지에 출력제한이 발생할 경우 발전된 전기를 계통으로 보내는 대신 발전된 전력을 수전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잦은 출력제한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까지 해소할 전망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지될텐데, 이 같은 과정에서 중부발전의 동력원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수소 프로젝트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에너지전환에 동참하는 한편 넷제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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