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IKEA)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가구에 성취감을 느끼고, 그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 창고형 매장에서 조립형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성공한 스웨덴의 조립식 가구 및 생활용품 브랜드다.

이케아의 성공은 새로운 경제용어도 만들어냈다. 바로 이케아 효과(IKEA effect)다.

이케아 효과는 소비자들이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할 경우 완제품을 구입할 때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얻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율의 배경을 이케아 효과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과 박근혜 정부의 탄핵을 거쳐 탄생하는 과정에서 그 혁명에 동참한 지지자들이 일종의 주인의식을 느끼고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 없는 남북관계, 부동산 문제, 검찰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 등 골치 아픈 뉴스들이 TV와 신문에 연일 보도됐지만 쉽사리 이 콘크리트 지지율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콘크리트 지지율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2018년 70~80%를 육박했던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40%대의 박스권을 형성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왔으나 지난주 처음으로 30%대로 하락한 것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정부가 자화자찬했던 K-방역의 실패다.

인도와 미국, 유럽, 남미 등 다른 나라들이 매일 수천, 수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가 그동안 100명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을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확진자 동선을 파악해 밀접 접촉한 사람들을 선제적으로 자가격리 조치하는 K-방역 때문이었다고 정부는 자랑해왔다.

하지만 초겨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돼 지난 12일에는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K-방역이 무색하게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덕분에 지금은 의료체계 붕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정부 방침에 협조했던 국민들로써는 허망하기 그지없는 순간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은 “내가 이 정권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먹고 사는 문제’, ‘나의 안전’과 직결된 이슈가 터지자 실망감으로 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내 생명, 재산과 관련된 이슈는 자부심도 뛰어넘을 만큼 엄중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문재인 정부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내년 3월 얘기가 나오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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