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지속, 경기 회복 시 수입규제 반등 우려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코로나19로 세계 수입규제 신규조사가 크게 감소했으나 향후 경기회복 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박천일)이 15일 발간한 ‘2021년도 상반기 수입규제 현황 및 현안 점검’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2021년 상반기 중 신규 개시한 수입규제 조사는 139건으로 전년동기 236건에 비해 41%(97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의 신규조사 건수가 작년 상반기 111건에서 올해 40건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국가별로는 미국(76건→21건)과 인도(59건→25건)의 신규조사가 가장 많이 줄었다.

수입규제 신규조사가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 세계 교역 침체 ▲미국 내 철강 시황 개선에 따른 철강 규제 완화 ▲일부 국가의 관세 미부과 조치에 따른 신규 조사개시 유인 감소 등을 꼽았다.

2019년부터 감소세로 반전된 전 세계 수입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둔화됨에 따라 수입규제 신규조사 건수도 감소했다. 수입규제에 대한 결정은 조사 개시 직전 1~3년간의 수입의 흐름을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입의 증감은 이후 개시될 신규 조사 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입이 감소한 해로부터 약 2년 후, 수입규제 신규조사 건수도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전체 수입규제 신규조사에서 40%(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철강·금속에 대한 수입규제가 완화된 것도 올해 신규조사가 감소한 데에 큰 몫을 했다. 특히 최대 제소국인 미국 내 철강 시황이 개선됨에 따라 2021년 상반기 철강/금속에 대한 미국의 신규조사는 단 한 건도 개시되지 않았다. 게다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계획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수입규제 판정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세부과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 사례가 인도뿐 아니라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발생하면서 수입규제 제소와 신규조사 개시 유인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는 작년 상반기에 개시한 59건의 조사 가운데 34건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을 대상으로 개시된 신규조사는 올해 상반기 총 9건으로 작년 상반기(16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중국(34건)과 러시아(10건) 다음으로 많았다. 또한 보고서는 터키가 최근 수입규제 조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신규 개시한 10건의 조사 중 3건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대상으로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할 위험이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신규 수입규제 조사건수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를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코로나19로 악화됐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입규제 조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무역협회는 이번 분석을 바탕으로 16일 오후 4시 ‘최근 수입규제 동향 및 우리나라의 대응전략 웨비나’를 개최할 예정이며, 참가신청은 무역협회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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