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관수·민수시장 모두 위축…"하반기에 나아질 것"

[전기신문 양진영·김광국 기자] 전력기기 제조업계의 올해 상반기 성적이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전기업계는 관수-민수 시장 모두 위축된 가운데 업계 대부분이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한전의 물량 감소와 건설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차츰 상쇄돼가는 분위기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전선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코로나19의 영향과 예측하기 힘든 구리 가격이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실적을 공개한 8개 기업 중 절반이 영업이익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들은 30~120%에 가까운 성장 폭을 보였지만 적자전환, 적자확대 된 곳도 있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금액은 백만 단위에서 반올림했으며 증감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중전기업계, 16곳 중 9곳 마이너스…코로나發 실적 악화 ‘여전’

중전기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LS일렉트릭·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대기업군은 실적을 선방하며 반등에 선공했으나 중견·중소기업 경우 실적 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대기업을 제외한 상장사 대부분이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17일 기준 중전기기업계 주요 상장사 중 전년 동기 실적과 비교가 가능한 16곳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6곳 중 9곳이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적자로 전환하거나 적자를 지속·확대한 기업도 4곳에 달했다.

‘중전 3사’로 불리는 LS일렉트릭·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대기업군은 대내외적인 악조건속에서도 실적을 선방했다.

매출액의 경우 3사 모두 0.1%~13.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개선된 모양새를 보였다. 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연결기준으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439억8000만원(94.8%↑), 578억3000만원(4205.5%↑)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LS일렉트릭의 경우에만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1.2% 줄어든 703억7000만원이다.

반면 중견·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을 제외한 조사대상 13곳 중 8곳의 영업이익이 줄었으며, 매출액 감소를 경험한 기업도 절반 수준인 6곳으로 파악됐다.

비츠로테크는 매출액은 1546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25% 줄어든 141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비츠로테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민수·관수시장이 위축돼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며 “하반기에 해외수출이 회복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엔씨에너지·광명전기·선도전기 등 기업도 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지엔씨에너지의 영업이은 32.5% 줄어든 17억5000만원, 매출액은 19.6% 감소한 552억3000만원이다. 지엔씨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수주가 이뤄졌던 부분이 반영돼 올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비친 것”이라며 “도심 지역의 친환경 비상전원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회복 모멘텀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광명전기·선도전기도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명전기는 매출액 474억8000만원(23.9%↓)을 기록한 데 이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10억7000만원)했다. 광명전기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하반기에는 수주 확대로 예년 수준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선도전기도 영업손실 27억4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선도전기 관계자는 “신규사업 투자 및 연구개발비 확대로 인한 적자”라며 “선투자가 이뤄진 만큼 하반기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보성파워텍(3억8000만원), 제룡전기(2억8000만원)가 각각 53.3%·89.7%의 큰 감소폭을 보였다. 또한, 에너솔라와 이화전기공업은 영업손실 6억원·27억원을 기록 적자를 지속하거나 확대했다.

한편 어려움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한 기업도 일부 존재했다.

혜인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80% 늘어난 26억3000만원을 기록해 가장 큰 폭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제룡산업도 영업이익 33억원으로 59.2% 늘어났으며, 서전기전(15억원)·세명전기공업(14억2000만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반기 회복에 기업들의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성장동력을 발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실적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선업계, 영업이익 흑자와 적자 4곳씩…성적 차 극명

비상장사지만 업계 리딩 기업인 LS전선은 해저 케이블 및 자동차 부품 사업 매출 확대, 코로나19의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액은 2조9316억원, 영업이익은 116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매출액 2조3723억원, 영업이익 838억5000만원보다 각각 23.6%, 38.6% 증가한 것이다.

반기순이익 또한 42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417억3000만원보다 2.9% 늘었다.

LS전선 관계자는 “주요 해저 사업 프로젝트 매출이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했다”며 “현대차와 기아에 구동모터용 권선을 단독공급하는 등 전기차용과 일반 자동차용 부품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지난해 315억4000만원에서 올해 41억5000만원으로 86.8% 감소했다.

매출액은 8897억4000만원으로 지난해(7941억2000만원)보다 12% 늘었지만 98억원4000만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74억7000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번 부진 또한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해외에서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가 늦춰지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제품 위주로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높은 수주 잔액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상반기 말, 해외 법인을 제외한 대한전선의 단독 수주 잔액은 동량 기준 4만3000M/T(메트릭톤)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고 신재생 및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계속해서 수주고를 올리고 있어 하반기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가온전선은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가온전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억9000만원)보다 16.2% 줄었다.

반기순이익 또한 지난해 상반기의 72억9000만원보다 47.5% 줄어든 37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5044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64억2000만원보다 10.5% 증가했다.

LS전선아시아는 상반기 기준으로 올해 최대실적을 거뒀다. 3772억6000만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672억4000만원보다 41.2% 증가했다.

매출액 또한 누적 기준으로 147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78억3000만원보다 87.8% 증가했다. 반기순이익 또한 82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39억8000만원보다 106% 늘었다.

여기에 상반기 말 기준으로 수주 잔액 또한 늘어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아시아 관계자는 “2분기 자회사들의 총 수주잔액은 약 2200억원 수준”이라며 “이는 2019년과 2020년에 비해 각각 87%, 35%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전기 또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137억6000만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62억9000만원보다 118.6%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도 누적 기준 4339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기록한 3114억3000만원보다 39.3% 늘었다. 반기순이익 또한 지난해 상반기 36억1000만원에서 99억4000만원으로 175.6% 증가했다.

대원전선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29억6000만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18억1000만원보다 63.4% 증가했다.

매출액 또한 누적 기준으로 2213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의 1702억7000만원보다 30% 늘었다. 다만 지난해 15억8000만원의 반기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13억5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원전선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이자율이 낮은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후 주식이 오르며 일시적으로 손실이 난 것”이라며 “주식이 떨어지게 되면 다시 순이익으로 돌아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극동전선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억5000만원에서 14억5000만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또한 456억5000만원으로 전년(626억3000만원)보다 27.1% 감소했으며 8억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4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넥상스코리아는 실적이 개선됐다. 단일기준으로 올해 반기 매출액은 1060억7000만원으로 전년(1028억7000만원)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억원 적자로 지난해 50억6000만원보다 적자 폭이 감소했으며 반기순손실 또한 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8억8000만원 적자)보다 크게 적자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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