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불청객 ‘싱크홀’ 영화化···‘타워’ 김지훈 감독, 지하 500m 세계 그리다

▲11년만에 마련한 집과 주위 사람들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면서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싱크홀’ 1차 포스터.
▲11년만에 마련한 집과 주위 사람들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면서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싱크홀’ 1차 포스터.

[전기신문 추남=김영수] 최근 ‘싱크홀(sinkhole·땅꺼짐)’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싱크홀은 흔히 지하수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집중호우 등으로 약해진 지반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름 장마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크홀’(감독 김지훈)은 이같은 현상을 국내 최초로 영화화(化)한 작품이다. 108층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에서 벌어지는 화재를 다룬 ‘타워’(2012)로 518만 관객을 동원한 김지훈 감독이 연출을 맡아 지하 500m 싱크홀 세계를 스크린으로 선보인다. ‘싱크홀’은 8월 11일 개봉 예정이다.

◆家·人 등 땅속에 빠지다= ‘싱크홀’ 내용은 이렇다. 극중 동원은 서울에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보통의 회사원이자 11년만에 자가 취득에 성공한 현실 가장으로,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청운빌라 501호에 입주한다. 그러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부푼 꿈도 잠시 순식간에 집과 함께 땅속으로 떨어진다. 생계형 쓰리잡(three job)으로 살아가는 401호 만수를 비롯해 동원의 집들이에 초대된 회사 동료 김대리와 인턴 은주도 예상치 못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게 된다.

김지훈 감독은 ‘싱크홀’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현상이 1년에 900건 일어난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다”며 “‘만약 오늘 당장 싱크홀이 발생하고 내가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여기에 영화적인 해석을 더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싱크홀’은 많은 재난 대작들이 다루지 못한 캐릭터들의 입체성과 스토리를 강화하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내 집이 싱크홀 속으로 떨어져 버렸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더했다. 또 집과 함께 주위 사람들까지 함께 땅속으로 떨어지면서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반드시 지상으로 올라가야 할 각자의 이유는 평범했던 이들의 생존본능을 그 무엇보다 강하게 만들고, 이들의 고군분투는 새로운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쾌한 조합·긍정 앙상블= 생존본능과 긍정 에너지를 장착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싱크홀’은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의 유쾌한 시너지로 기대를 더한다.

먼저 영화,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차승원이 아침에는 헬스장, 점심에는 사진관, 저녁에는 대리운전까지 1일 3잡을 뛰는 ‘만수’ 역을 맡았다. 어디서든 투머치(too much)한 오지랖을 자랑하는 프로 참견러인 만수는 동원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지만, 일촉즉발 재난 상황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아들을 챙기는 다정한 면모, 적재적소의 위트 등을 선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김지훈 감독은 “영화의 출발부터 마지막까지 차승원이 빅픽쳐였다”며 배우 차승원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내비쳤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연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성균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모두가 꿈꾸는 ‘서울에 내 집 마련’ 목표를 이룬 ‘동원’ 역을 맡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의 한 수: 귀수편’,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 눈빛 하나로 선악을 오가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배우 김성균은 ‘싱크홀’에서 한없이 평범한 우리 주변의 소시민을 자신만의 현실 밀착 연기로 소화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대세 배우 이광수는 이번 생엔 집도 사랑도 포기한 짠내폭발 회사원 ‘김대리’ 역을 맡아 억울함과 절박함을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캐릭터에 재미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 김혜준은 입사한 지 3개월밖에 안됐지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해내는 야무진 인턴사원 ‘은주’ 역을 맡아 2030 관객들의 공감과 응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싱크홀’ 스틸컷(사진=쇼박스)
▲‘싱크홀’ 스틸컷(사진=쇼박스)

◆‘명량’ ‘타워’ 제작진 참여= ‘싱크홀’에 ‘명량’, ‘더 테러 라이브’ 서경훈 VFX(시각특수효과) 감독과 ‘타워’ 김태영 미술 감독 등이 참여해 신뢰감을 더했다.

서경훈 VFX 감독은 “빌라 한 동이 통째로 떨어지는 장면들은 최대한 현실감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싱크홀 지하 500m의 물속 공간이라든가 산을 등반하는 듯한 느낌의 공간까지 재난 속 다양한 경험들을 전달하는 데 비중을 뒀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싱크홀 안팎의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낸 서 감독은 ‘짐벌(Gimbal)’ 등을 활용한 대형 세트를 제작해 ‘명량’ 해전의 역동적인 액션씬 등 명장면을 남긴 바 있다.

김태영 미술 감독은 “익숙한 배경, 낯설지 않은 공간들, 그런 공간들 안에서 벌어지는 갑작스러운 재난을 전체적인 미술 콘셉트로 했다”고 밝혔다. ‘싱크홀’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청운빌라의 깨끗하고 행복한 ‘내 집’ 이미지부터 사고 직전 아슬아슬한 상황과 지하 500m로 떨어진 모습까지 재난의 상황에 따른 변화를 담아내 실감 나는 공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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