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동 원전 6기 안전 운영과 신한울 1・2호기 성공적인 준공 만전
원전소통위・사업자지원사업 등 지역주민 소통, 지원 확대 노력
탈탄소시대 , 원전 쓰임새 많아...SMR, 미래먹거리 산업 기대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안전한 원자력발전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한울원자력본부를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수원 한울본부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안전한 원자력, 공존의 공동체, 한울원자력발전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전광판이 보였다.

이 문구가 머릿속에서 맴돌 때 들어선 박범수 본부장은 자신감 넘치는 웃음 띤 얼굴이었다. 타고난 자신감일까. 아니면 지난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받아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일까.

박 본부장은 인터뷰 시간 내내 어떤 질문을 던져도 막힘없이 당당하게 답했다.

1964년 12월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박 본부장은 “2015년도에 한울본부로 전입하면서 울진에서의 생활을 시작했고 꼬박 6년을 보냈다. 이제는 정이 깊어진 울진이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신한울 1호기 최초 연료 장전을 시작으로 발전소 출력을 단계적으로 상승시키면서 약 8개월간의 시험 운전을 통해 성능 검증에 나설 예정”이라며 “내년 3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하는 한울, 신뢰받는 한울’을 반드시 구현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발전소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인 소개와 한울본부의 주요 현안, 본부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경영 목표를 소개해달라.

“2020년 11월 한울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해 한울본부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한울본부는 6개 원전을 가동 중이고 2개 원전을 짓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원전 본부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2021년 현재 한울본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첫 번째 현안은 기존 가동 원전 6개 호기의 안전한 운영이다.

두 번째는 건설 중인 신한울1·2호기의 성공적인 준공이다. UAE에 수출했을 정도로 안전성과 전력생산에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세계 최고의 원전이라는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준공하는 그 날까지 한 치의 방심도 하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상생 역시 중요하다. 원자력발전소는 기계, 전기, 계측 등 다양한 설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만큼 수많은 협력사가 함께하고 있다. ‘구호로만 그치는 일은 시작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동반성장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

또한 지역사회와 ‘공존의 공동체’로서 함께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가 얼어붙은 만큼 이를 돕기 위한 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더욱 힘을 쏟으려 한다.”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또 지역주민에게 어떤 본부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울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하기 전 신한울 1·2호기가 있는 신한울 제1발전소에서 발전소장, 시운전실장, 운영기술 실장 등 총 6년을 근무했다. 원자로돔이며 터빈 건물 등 발전소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봐와서 그런지 애착이 남다르다. 공정의 마무리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신한울 1·2호기를 보면 어느덧 훌쩍 자라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자식을 가진 아버지처럼 대견한 마음이다. 신한울 1·2호기가 안전하게 준공돼 어엿한 발전소로서 훌륭히 제 임무를 다하는 모습을 재임 기간에 꼭 보고 싶다.

지역주민께는 원전 안전 운영은 기본이고 지역과 공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본부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역주민과의 소통 계획과 대표적인 지역지원 사업은 무엇인가.

“다양한 소통창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원전소통위원회가 2016년부터 한울본부와 지역사회 사이를 잇는 가교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원전소통위원회는 격월마다 개최되는 협의체이다. 군의원, 지역발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역주민 대표분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울진군 발전을 위해 한울본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함께 고민하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계속하고 있는 사업자지원사업은 지역경제활성화, 교육장학금, 지역복지, 문화진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울진지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원금액은 전전년도 발전량 1kW당 0.25원씩 해마다 책정된다.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서 전기를 많이 생산하면 할수록 지역에 돌아가는 지원금도 불어난다. ‘원전발전(發電)이 곧 지역 발전(發展)’인 셈이다. 사업자지원사업으로 울진군에 연평균 15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2011년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있는 ‘주민 종합건강검진 지원사업’은 한울본부 지역 복지사업의 스테디셀러이다. 기본 검진은 물론 다양한 검사항목을 전액 무상으로 제공해 주민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다. 10년간 지역주민 약 1만4000명이 혜택을 받았고 총 지원금액이 59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 외에도 모든 지역주민이 실생활에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모든 울진군민에게 전기요금의 일부를 지원해 드리고 있다. 앞으로 전기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수도, 가스 요금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울진은 신입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은 해소됐는지, 경력직원이 많이 배치됐는지, 주민들이 경력직원 부족으로 원전 운영에 대해 불안해하지는 않는지.

“한울본부가 있는 울진군이 고리, 새울 등 다른 사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도시와 떨어져 있어서 직원들의 선호도가 낮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그동안 기성 직원보다는 신입직원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이런 경향도 곧 해소될 전망이다. 2020년부터 새로 도입된 인사 제도로 경력직원이 한울본부에 배치되기 시작하면서 신입직원 비중이 높았던 인력 구성이 점차 균형 있게 바뀌고 있다. 패기 있고 에너지 넘치는 신입직원들과 노련한 경력직원들의 노하우와 경험이 조화를 이뤄 안전한 원전 운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자력산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한울본부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듯이, 탈탄소 시대로 나아가는 이 시점에서 원자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탄소를 전혀 내뿜지 않으면서 많은 양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발전원은 원자력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철강 등 대규모 전기를 꾸준히 공급받아야 하는 제조업이 발달한 산업구조 특성상 원자력발전은 앞으로도 쓰임새가 반드시 있다.

한울본부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원전 안전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울본부가 2020년 발전한 전력량은 480억kWh로 같은 해 국내 총발전량의 약 8.6%에 달한다. 또한 지난 4월 20일 한울 3호기는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제외하고 3885일 무정지 연속운전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원전 최장기간 연속운전 기록이다.”

▶최근의 이슈인 SMR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간헐성 등 보완할 점도 분명히 있다. 더군다나 전기차, 사물인터넷 등 앞으로 전력수요는 더 늘어난다.

최근 SMR(Small Modular Reactor)이 이를 해결할 게임체인저가 될 거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주요기기를 용기 하나에 일체화한 전기 출력 100MWe~

300MWe의 원자력발전소이다. 크기가 작아지면서 작은 부지에도 건설할 수 있고, 공장에서 원자로를 제작해 온 뒤 설치할 수 있어 건설 편의성도 크게 향상됐다. 또한 주요기기가 원자로 용기에 일체화되어 냉각재 상실 사고 위험이 없는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SMR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효용에 대한 갑론을박도 있지만 앞으로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표 먹거리 산업이 되길 기대한다.”

He is

▲1964년 12월 청주 출생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1988), 동아대 경영대학원 석사(1990),

부산대 산업대학원 기계공학과 석사(2000)

▲한국전력공사 입사(1982), 한수원 기획처 전력거래팀장(2014),

한울본부 신한울 제1발전소 운영기술팀장(2015),

한울본부 신한울 제1발전소장(2019), 한울원자력본부장(2020.11~현재)

▲정책홍보 유공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2007), 제2회 원자력안전 및 진흥의 날 유공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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