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기구 온·오프 시 순간전압강하로 LED조명 블링킹 발생
공공·민간건설사서도 잇따르는 민원에 곤혹, 대책마련 부심
전등기구조합, 컨버터 업체 등과 간담회 열고 정부대책 촉구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경기도 부천에 사는 주부 김 모씨는 최근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처음으로 정수기를 렌탈했다.

그러나 정수기를 부엌에 설치하고, 온수를 받기 위해 컵을 대자 천장에 설치된 LED조명이 깜빡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상을 느낀 김 씨는 렌탈 업체에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회사 제품의 정수기로 교체했다. 하지만 이 정수기도 온수를 쓸 때마다 똑같이 LED조명이 깜빡였다.

“조명이 깜빡이는 시간이 짧으니까 대충 참고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다가도 한편으로는 비싼 돈을 들여 새 아파트에 입주하고, 새로운 LED조명과 정수기를 사용하는데 “내가 왜 이런 불편을 참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렌털업체에 요청해 정수기를 한번 더 교체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온수 사용 시 LED조명이 깜빡이지 않았다.

김 씨는 “왜 A사의 정수기를 사용하면 LED조명이 깜빡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B사 제품 사용 시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지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면서 “찜찜하기는 하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어 그냥 사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유명 LED컨버터 업체가 민원사례로 접수한 실제 얘기다.

김 씨는 물을 덥히기 위해 많은 전기를 순간적으로 소모하는 정수기 온수를 쓸 때만 LED조명이 깜빡이는 현상에 주목하고, 2차례나 정수기를 교체한 끝에 경우 문제를 해결했다.

블링킹(Blinking, 깜빡임)으로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세대 내에 설치된 정수기를 비롯해 비데, 인덕션, 순간온수기 등 인버터(펄스) 방식의 전열기구를 온·오프 하는 경우 순간전압강하(SAG) 현상이 발생하면서 조명회로 1차 측에 순간전압이 변동해 LED조명 불빛이 순간적으로 떨리는 것으로, 조명의 전압변동에 의해 나타나는 플리커(Flicker)와는 구별된다. 최근에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 단독주택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순간전압강하는 조명기기를 비롯해 다른 가전기기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세입자 눈에 보이는 현상은 LED등기구의 빛 떨림이 유일해 그동안 조명에 대한 민원 형태로 문제가 제기됐고, 이를 LED컨버터 업체가 모두 떠안아왔다.

민간건설사를 비롯해 건설 공기업들조차도 최근 세대 내 전열기구 사용으로 인한 LED조명의 블링킹 민원이 점차 증가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ED컨버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조명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 대부분 건설사에서 LED등기구 업체로, 다시 LED컨버터 업체로 책임을 전가하는데, 이로 인해 LED등기구 빛 떨림 민원이 접수되면 대부분 LED컨버터 업체가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러나 업체 입장에서는 분명 컨버터의 문제는 아닌데,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부담해 고조파 필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LED등기구와 LED컨버터 업계의 피해가 점차 커지자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이사장 김복덕)은 지난 6월초 조합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 간담회를 열고, 각 사에서 수집한 피해사례를 공유한 뒤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컨버터 업체 관계자는 “조합에서 회원사와 협력해 문제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조명전기설비학회 등에 의뢰해 검증을 진행한 다음에 정부기관에 제도개선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조합은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컨버터 업체를 대상으로 피해사례를 취합하는 한편 외부기관 용역을 검토하고, 해당 내용을 건설사, 정부기관, 고객사 등에 적극 알려 LED컨버터 업체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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