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비량 2억3360만Toe…2018년 대비 3.5~5.3% 증가
경제상황・기술개발 속도 등 정책여건 고려 5년마다 갱신

[전기신문 정형석 기자]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정부는 그 후속조치로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시나리오를 마련 중에 있다.

현재 부처별로 초안을 마련해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한 상태이며, 부처별로 의견이 달라 최종 시나리오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따르면 2050년 에너지소비량은 2억3360만Toe로 2018년 대비 3.5~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산업부문 성장과 CCUS처리, 수소생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총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별로는 온실가스를 야기하는 석탄·석유·도시가스 소비는 대폭 감소하지만, 전력 및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1800만~2580만t으로 2018년 대비 96.5~97.5% 감축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개념과 의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 전제에 따른 2050년 미래상의 예측으로 법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2050년 목표로 가는 중간단계 경로(2030년 감축목표 NDC), 중장기 에너지계획 등과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지원방향, 전환 속도 등 부문별 세부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경제상황, 기술개발 속도 등 정책여건 변화를 고려해 5년 정도마다 갱신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처음으로 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2020년 감축목표를 수립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6월에는 2030년 BAU 대비 37% 감축이라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하고, 2016년 12월에는 목표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9년 12월 감축목표를 BAU 대비에서 절대치 목표로 변경하고, 2020년 12월에는 2018년 대비 26.3% 감축목표를 UN에 제출했다.

탄소중립은 지난 2019년 6월 영국이 가장 먼저 선언하고 법제화까지 마쳤다. 이후 프랑스, 스웨덴 등 EU국가들이 차례로 선언했으며, 2020년 9월 중국도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일본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우리나라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2760만t으로 세계 10위권이다. 배출비중은 1.8% 수준이며, 누적배출량은 미국, EU,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캐나다, 남아공, 우크라이나, 호주에 이어 세계 11위에 해당한다.

◆부문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부문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우선 산업부문은 2018년 에너지소비량 1억4020만t 대비 10% 증가한 1억5480만t으로 전망됐다.

첨단산업 성장과 석유화학업종 CCUS 처리 확대 등으로 에너지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 석유, 도시가스 등 화석연료는 2018년 79%에서 2050년 28%로 감소하고, 전력과 신재생에너지는 2018년 21%에서 2050년 7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2억6050만t에서 5310만t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정유 등 3대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서 3760만t을 배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철강의 경우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100% 도입해 코크스 생산용 유연탄을 수소로 대체하고, 기존 고로는 모두 전기로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타 업종에서도 1550만t을 배출하는 가운데 열병합 발전설비에서 사용하는 석탄, 석유를 LNG로 100% 적극 대체하는 등 에너지 효율화와 친환경 연료전환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예정이다.

수송부문은 에너지소비가 2018년 3600만Toe대비 50.8% 감소한 1770만Toe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은 도로·철도의 경우 ‘0’, 해운·항공 부문은 180만t을 배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물 부문의 에너지소비는 2018년 4690만Toe 대비 21.1~23.2% 감소한 3600만~3700만Toe로 전망된다. 온실가스 배출은 도시가스의 50%를 전력화해 710만t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농축수산, 폐기물 부문의 경우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 대비 각각 2470만 → 1420만~1700만t, 1710만 →440만t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는 산림관리 강화를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을 2270만t까지 확충하고,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도 8500만~9500만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소는 전환(연료전지), 산업(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수송(수소차) 등 2047만t의 수요가 예상됨에 따라 해외수입, 수전해, 부생수소 등을 활용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환(발전) 부문 어떻게 달라지나

각 부문별로 잔여 화석연료를 전력화하는 과정에서 2050년 전체 전력수요는 2018년 대비 2.28~2.37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문이 538.5TWh로 가장 많고, 건물 285.7~296.7TWh, CCUS 156~192TWh, 수소생산 110.9TWh, 수송 84.1TWh, 농추축산 25.1TWh 순이다.

공급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769.3TWh ▲원전 86.9~89.9TWh ▲연료전지 121.4TWh ▲동북아그리드 33.1TWh ▲수소터빈, 암모니아 발전 등 무탄소 신전원 132.0~149.7TWh ▲양수 9.0TWh 등이 담당하고, 부족분은 기존 석탄발전과 LNG발전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동북아그리드 연결과 수소터빈, 암모니아발전 등 신전원 등은 현재 상황에서 예측하기 어려워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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