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점유율 삼성 5.4%, SK 5.1%
SK, 하반기 10GWh 규모 조지아 1공장 양산
삼성, GEN5 및 전고체 배터리에 성공 달려

지난 9~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BMW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지난 9~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 행사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BMW 전기차가 전시돼 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삼성SDI가 아슬아슬한 국내 배터리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위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3위 SK이노베이션은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출시하는 주행거리 600km의 GEN5 배터리와 오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성공 여부가 삼성SDI의 미래를 결정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시장 2위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조만간 SK이노베이션에 자리를 내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삼성SDI는 3.5GWh(점유율 5.4%)로 글로벌 전체로는 5위, 국내로는 LG에너지솔루션(14.2GWh)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3.4GWh(점유율 5.1%)로 바짝 뒤쫓고 있어 내년에는 SK이노베이션에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22GWh 규모의 1, 2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약 10GWh 규모의 1공장은 올해 초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시운전 중으로 하반기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고객사는 폭스바겐 ID 4와 포드의 F-150이다. 또한 약 12GWh 규모의 2공장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내년 초 완공해 2023년 양산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내에 60GWh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총 생산능력은 현재 40GWh에서 2025년에는 5배에 가까운 19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삼성SDI는 글로벌적으로 약 30GWh 규모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헝가리 공장 증설에 약 1조원을 투자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중후반 즈음에는 40~50GWh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증설 양을 감안해도 SK이노베이션에 뒤지게 된다.

삼성SDI가 줄곧 2위 자리를 유지해 왔고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국내 시장과 산업에서 갖는 상징과 파워를 감안하면 3위로 밀리는 것이 당사자로서는 굴욕적일 수 있다.

다만 삼성SDI가 반등 포인트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

삼성SDI는 하반기 양산 예정인 GEN5 배터리를 통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GEN5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니켈 함량을 88%로 끌어올린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적용해 전기차 주행거리가 600km에 이른다.

삼성SDI는 현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을 뒤집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전고체 배터리도 가장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화재 위험성을 대폭 낮춤으로써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미래 자율주행 전기차는 배터리 소모가 많기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먼저 성공하는 회사가 배터리 시장을 거머쥘 수 있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현재는 선행기술 개발단계로 2027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성을 확보한다 해도 경제성에서 뒤떨어져 상용화 시기가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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