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건설기술활용 촉진특별법’ 모든 역량 동원 철회 이끌어 내
‘스마트 전기안전 AI 센터’ 실제 전기공사 현장 재현 가능
ICT 융복합 분야 입찰 전기공사 업역 편입 선제 대응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장은 제26대 전기공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회원들의 높은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제25대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뤄온 일들에 대한 평가 자리에서 합격 점수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연임에 성공했다는 기쁨보다는 협회 역사상 최초의 직선제 선거 당선자로서 어깨에 놓인 책임감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고 회상한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지만 회원사 권익 보호와 전기산업계 발전을 위해서 헤쳐나가야 할 커다란 난관들이 잇따라 그의 앞에 들이닥쳤다. 전기공사업계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분리발주 무력화 움직임이 감지됐고 업계의 고질적 질병인 젊은 인력의 부족 현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건설경기 악화, 코로나19 및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을 옥죄는 여러 악재들은 신임 회장의 고민을 더욱 깊게 했다.

잇따른 과제들을 하나하나 슬기롭게 헤쳐나감으로써 전기공사협회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분리발주 무력화 시도를 차단했을 뿐 아니라 잠재적 위험 요소를 없애기 위한 법령 개정 작업도 그의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다. 업계 백년대계를 위한 신사옥 건립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자신은 아직 할 일이 많고 이뤄낸 게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낮춘다. 두 번째 임기도 1년을 넘긴 그에게 지금까지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26대 회장으로서 어느덧 임기의 반환점을 앞두고 계십니다. 지금까지의 소회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협회 창립 61년 역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만큼 여느 때보다도 책임감이 컸습니다. 업계의 숙원인 분리발주 제도를 완전히 정착시키고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으리라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성과도 있었습니다. 시대의 요구인 분리발주 제도를 무력화하려는 ‘스마트건설기술활용 촉진특별법’을 온 힘을 다해 막아낸 것입니다. 갖은 노력 끝에 법안 철회를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분리발주 제도의 당위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불법 (재)하도급 금지 규정을 강화한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점도 느끼는 바가 큽니다. 불법 하도급은 그동안 전기공사 품질 하락의 주범이었을 뿐 아니라 공정 경쟁 풍토마저 흐리게 하는 반드시 퇴출되어야 하는 못된 현상이었습니다. 법안 시행으로 불법 (재)하도급 제재의 실효성이 강화된 만큼 전기공사 시공품질 향상 및 업계의 건전한 경쟁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국가철도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 발주기관의 간이형 종심제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이끌어 냄으로써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 환경을 조성했다는 사실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공공 전기공사 도급 하한가를 10억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국가‧지방계약법 예규에 반영해 중소 전기공사기업의 공사참여를 확대한 점도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송 사옥 건립 및 중앙회 서울 사옥 매각에 대한 배경과 추진계획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업계 전반에 많은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충북 오송에 건립 중인 전기공사협회 신사옥은 업계 미래를 책임질 전초기지입니다. 업계의 고질적인 질병이었던 젊은 인재의 구인난 현상을 말끔히 해소하는 동시에, 안전 문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사들의 미래를 도모할 예정입니다.

우선 서울 중앙회와 오송 사옥 운영 이원화에 따른 고정비용을 절감해 협회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국내 유일의 경부‧호남 고속철도 분기점인 KTX 오송역이 있어 전국 각지에서의 교통 편의성이 높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사에게 제공할 편의성 및 대면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으로 분산된 정부 기관, 주요 발주처 등의 접근성을 높여 협회의 업무 대응이 더욱 신속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오송 부지에 건립 중인 ▲교육동 ▲교육실습동 ▲생활관은 오는 12월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본관동은 현재 건축 설계 중이며 2022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앙회 사옥은 매각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중앙회가 오송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송 사옥에 개관 예정인 ‘스마트 전기안전 AI센터’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도 많은데요. 센터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가요?

"현 정부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6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울 만큼 안전을 산업 현장의 핵심 과제로 세운 상태입니다. 안전의 중요성에는 십분 공감합니다만 관련 법‧제도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면서 전기공사업계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회원사의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작업자에게 전문적으로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화된 인프라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현재 업계에는 이런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있는 몇몇 교육 시설도 현장 실습이 아닌 이론 위주의 교육만 가능한 상황이죠. 협회가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협회는 현재 오송 부지에 건립 중인 교육동의 지상 1~2층 일부를 활용, 580여 평(연면적 1893.3㎡) 규모로 국내 최초의 전기공사 중심 안전체험관인 스마트 전기안전 AI 센터를 개관할 예정입니다.

최첨단 교육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 전기안전 AI 센터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집약시켜 실제 전기공사현장을 재현할 예정입니다. 송전탑 작업, 활선작업차 및 무정전공법, 고압케이블, 고소작업, 밀폐공간 작업 등 전기공사 현장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곳을 통해 연간 1만 7000여명 가량의 교육생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처럼 훌륭한 교육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협회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기업과 협회, 정부가 모두 힘을 합해야 성취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정부에서도 예산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계속되는 분리발주 무력화 시도, 통신공사업계와의 업역분쟁 등 아직도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한 향후 협회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분리발주 대응 시스템을 강화해 왔습니다. 지난해 ‘스마트 건설기술 특별법(안)’의 제정을 철회시킨 것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1127건에 달하는 공사 입찰에 대응해왔고 주요 발주처에 분리발주 제도를 끊임없이 안내해왔습니다. LED 바닥신호등 품셈 제정 등 전기공사 업역 수호 및 확대도 이뤄왔죠. 이를 통해 9206억원이라는 규모의 수주금액 증대를 이뤄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민간분야에서는 무분별한 통합발주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협회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졸속 법안 처리 및 불합리한 입찰에 지속해서 대응할 예정입니다. 또 분리발주 사각지대에 놓인 민간공사 분야에 집중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건전한 입찰환경이 민간으로 확대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ICT 융복합에 의한 신산업은 더 꼼꼼하고 치밀하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한국전기산업연구원 및 관계기관과의 연계로 선제적 대응을 실시하고, 심층 연구를 통해 전기공사 업역 편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전기공사업법 개정, 표준품셈 제정 및 발주기관 홍보도 강화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T/F를 꾸려 상생 협업방안도 마련하며 전기공사업계의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신문 독자들과 1만 8000여 회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언제나 우리 한국전기공사협회와 한국전기신문사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회원사 여러분들과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회원들의 뜻을 경청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회장이 되겠습니다.

우리의 주변 환경은 에너지 전환과 4차 산업혁명, 그린뉴딜 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 놓여있습니다. 방향성을 잃지 않고 업계의 앞날을 찾기 위해서는 모두의 단결된 힘이 어느 시기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성원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주신다면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덮치더라도 능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기는 코로나 19 감염병을 극복하고 전국의 회원님들과 다 함께 만나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학수고대합니다. 가정과 사업장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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