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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 "충전기 인프라, 양적 팽창보다 질적 관리에 초점 맞출 때"
2025년 전기차 113만대 보급 인프라 받쳐주면 가능성 있어
충전기 관리예산 별도로 편성하고 사각지대 해소해야…법적 유연성 필요
환경부・한전 보유 충전기 민간에 넘겨야 산업 발전돼
오철 기자    작성 : 2021년 05월 10일(월) 13:12    게시 : 2021년 05월 11일(화) 11:18
[전기신문 오철 기자]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바람을 타고 전기차 보급이 순항 중이다. 우리나라도 2025년까지 친환경차 113만대 보급, 관련 충전기 50여만대 구축을 위한 시동을 걸고 전진하고 있다. 다만 빠른 성장에는 부작용도 있기에 계획 초기인 최근 몇 년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자동차와 관련해 자타가 공인하는 김필수 대림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를 만나 우리나라가 가야 할 전기차 및 충전인프라 보급 확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5년 전기차 113만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전기차가 올해 말까지 20만대에 도달하고 내년에는 긍정적으로 봤을 때 40만대도 넘어갈 거다. 또 세계적으로 2025년이 되면 연간 판매 10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다.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완성도 좋은 전기차가 나오고 있기에 인프라 확충만 받쳐준다면 달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충전기 인프라 확충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나.

“최근 몇 년간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충전기 구축에 힘쓴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양적 팽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부터는 질적 관리가 중요할 때다. 질적 관리는 한국형 선진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실질적으로 전기차나 충전기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시 주민 7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보통 전기차 충전기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공용 주차장에 설치된다. 이 때문에 전기차가 없는 사람은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싫고 전기차 사용자는 충전기가 없다고 불편해하는 등 이해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제한된 공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불편 사항을 해결해야 전기차 보급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특히 충전기 관리예산을 중앙 정부에서 별도로 편성해야 한다. 전국에 고장 난 충전기가 생각 외로 상당히 많다. 민관 구분 없이 관리가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일본은 중앙 정부에서 관리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고장 난 충전기를 수리하면 민관 구분 없이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일정 규모가 돼야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제 때문에 연립주택이나 빌라 거주자는 집 앞에 충전기 설치가 어렵다.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적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역할이 필요한 반면 환경부, 한전 등의 정부부처, 공기업이 대규모로 충전기 사업을 확장해 민간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가 주도하면 안 된다. 환경부, 한전이 가지고 있는 충전기는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 관공서에 가지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로 발달하기 어렵다. 전기차도 그렇고 충전기도 민간 사업모델이 활성화돼야 꽃을 피운다. 그게 먹거리도 되고 일자리 창출도 된다. 관에서 주도하면 획일화돼서 문제가 크다.

한전의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도 문제가 심각하다. 쓰지 않는 충전기에 대해 통행세를 내라는 식으로 돈을 부여하는 것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된다. 유예하거나 쓴 만큼 내도록 해야 한다. 환경부에서 중소기업 촉진이라고 보조금까지 주면서 충전기를 확대하는데 한전은 기본요금을 부과하면서 보급을 억누르고 있다. 정책이 엇박자를 보인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한전이 운영하는 B2C 충전기가 상당히 많은데 그 충전기도 기본요금을 내지만 그것은 다시 한전으로 들어간다. 한쪽 부서에서 내고 다른 부서로 들어가는 꼴이다. 환경부는 또 어떤가. 환경부는 기본요금을 국민 세금으로 낸다. 그럼 민간 사업자들만 제대로 기본요금을 내고 있는 것인데 그러면 누가 망하겠는가. 자라는 싹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정부 지원에만 매달릴 수 없다. 충전 사업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업체는 보조금 타 먹기를 버려야 한다. 충전기 업체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중국 부품을 가져와 조립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입찰 경쟁이다 보니 질이 떨어지는 부품을 넣어 낙찰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국내에서 연구 개발해 키운 충전기 업체들은 다 죽을 판이다. 상황이 심각하다. 우선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는 이런 기업들이 살 수 있도록 키워줘야 한다.”

▶충전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마디 더 한다면.

“정부가 충전서비스 운영자들이 클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보조금에 급급한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운영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는 제조사들이 돈을 버는 구조다. 보조금을 줄이고 충전 서비스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설치된 충전기가 6만기라고 하는데 예전에 설치된 것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업체들이 사업모델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울러 환경부의 급속충전 요금 255.7원도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급속충전기는 배터리 수명에도 좋지 않고 실제 오후 2~4시 사이에 판매되는 비싼 요금이다. 비상시나 연계용이 목적인 것이다. 배터리 수명에 가장 좋은 방식은 휴대전화처럼 저녁에 꽂고 아침에 빼는 방식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탔을 때 주유하던 패턴을 버려야 한다. 정부도 비즈니스모델 활성화를 한다는 측면에서 급속충전 요금을 270~280원 사이로 올릴 것으로 본다. 대신 국민에게 심야 완속 충전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결국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정부와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몇 년 전에 비해 우리나라 전기차 수준히 상당이 올라갔다. 최근 아이오닉5, EV6 등이 나왔고 제네시스 전기차도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게 나오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당장 일본 시장에 진출해도 통할 수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연기관차와 함께 생산하다 보니 완성도가 떨어졌는데 올해 출시된 현대차 전기차는 완성도가 뛰어나다. 이제 세계 최고 전기차 수준의 그룹에 편입된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율주행 기술에서 선진국보다 3~4년 정도 늦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의 기술 발전을 위해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 때문에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전기차 생산이 멈춰 출고가 늦어지며 후방주차추돌방지보조 등을 뺀 마이너스 옵션 출하계획까지 나왔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우려가 된다. 반도체 생산 차질은 여러 가지가 겹치긴 했지만 코로나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부터 선진국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현실화됐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4~5개월 여유분이 있었다. 그래서 3월까지는 어느 정도 버텼는데 4월부터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거다. 이미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질문에서도 언급했듯이 마이너스옵션 제안 등 궁색하게 나오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부족한 것과 비슷하다. 공급량이 부족하니 누가 로비를 통해 차지하느냐의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앞으로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는 전략물자로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생산에 불편함이 있더라도 필연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없으면 자동차를 못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학연구원을 통해 내재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국내에서 반도체에 대한 전체 수출 물량에 3%밖에 안 된다. 1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또 기술적 수준이 그나마 높은 반도체의 경우는 삼성, SK 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맡고 난도가 조금 떨어지는 차량용 반도체는 중견·중소기업이 맡아 역할부담을 해줘야 한다.

정부에서는 이윤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해주기 위한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런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의 앞으로의 계획은.

“협회는 산학연이 협업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계획이다. 민간 사업모델을 활성화하고 문제가 있는 정부 정책을 개선해주는 감초 역할을 해주고 있다. 또 동남아 등 새로운 해외 시장 창출에 대한 연계 역할을 하거나 전시, 세미나 등을 구성하는 일도 추진 중이다. 전기차는 이미 주류가 됐다. 협회는 기존에 하는 일을 기반으로 올해는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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