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 속속 전기차 출시
국내 아이오닉5 선두로 EV6·제네시스G80 선보여
폭스바겐그룹·벤츠도 e-트론 GT·더 뉴 EQS 출시
전기차 급성장에 반도체 부족…자립화 지원 필요

[전기신문 오철 기자] 주행거리와 충전 불편의 한계를 기술혁신으로 풀어낸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가장 빠르게 새로운 전기차 SUV ‘모델 Y’를 선보였으며 이어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기아는 ‘EV6’를 출시했다.

대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아우디도 지난해 ‘e-트론 55 콰트로’에 이어 올해는 e-트론 GT를 공개했으며 이에 질세라 벤츠도 첫 전기차 세단 ‘EQS’와 콤팩트 SUV 전기차 'EQB'를 최근 최초 공개했다.

이미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각축장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연이은 흥행 돌풍…고객 편의 초점

국내에서는 단연코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눈부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된 아이오닉5, EV6를 연이어 출시했다.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하루 만에 2만4000여대를 기록했으며 EV6도 2만1016대를 기록하는 등 전기차 판매 돌풍을 이끌었다. 지난 19일에는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은 아니지만 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까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우선 아이오닉5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볼 수 없는 편의를 사용자에게 제공했다. 3M의 휠베이스로 넓은 내부공간을 제공, 기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가 갖지 못했던 높은 공간활용도를 갖췄다. 기존 전기차와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들이 환호하는 이유다. 또한 72.6kWh(롱레인지) 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당초 500km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상징적인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인 약 390km는 훌쩍 넘는 약 430km이다.

무엇보다 V2L(Vehicle To Load)은 새로운 전동화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기능이다.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해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고속충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기아의 첫 전기차 ‘EV6’도 같은 플랫폼 기반으로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각진 느낌의 아이오닉5와 달리 부드러운 유선의 외관이 특징인 EV6는 77.4kWh(롱레인지)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450km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크기도 아이오닉5보다 조금 크지만 제로백이 3.5초일 정도로 빠른 가속 능력도 갖추고 있다.

◆속속 선보이는 글로벌 전기차…e-트론 GT·더 뉴 EQS

해외로 눈을 돌리면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폭스바겐은 올해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 로드맵을 발표, 전기차 등 미래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기차 역시 순수 전기 SUV ID.4를 내세워 폭스바겐의 저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으로 출시되는 두 번째 모델 ID.4는 효율적인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 배열을 자랑한다. 특히 77kWh급 배터리를 탑재, 488km의 주행거리(WLTP기준)를 제공하며 최대 125kW의 급속충전을 사용할 경우 30분 만의 충전으로 최대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속충전 능력도 갖췄다.

여기에 같은 그룹사인 아우디는 지난해 e-트론 55 콰트로에 이어 올해도 e-트론 GT를 선보였다. 이번 모델은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갖춘 스포티한 투어링 모델인 그란 투리스모의 특징을 적용한 순수 전기차다. 출력은 350kW 또는 440kW이며 다이내믹 스퍼트도 허용된다. 86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으로 최대 488km의 주행(WLTP기준)이 가능하다.

여기에 벤츠도 첫 전기차 세단 ‘더 뉴 EQS’을 내놓았다. 더 뉴 EQS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최초 적용한 차량으로 EQS 450+(245kW)와 EQS 580 사륜구동(385kW) 등 두 가지 모델로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의 명품답게 고급스러운 외관과 실내공간을 보여주면서도 107.8kWh의 배터리가 탑재해 최대 385kW의 강력한 출력을 보여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국제표준시험방식(WLPT기준) 현재 순수 전기차 세단 중에 가장 긴 770km다. 이외에도 플러그앤차지, 레벨3 자율주행, 무선 업데이트(OTA)까지 지원한다.

◆급격한 전동화에 대처하는 자세

급격한 수송부문 전동화 트렌드는 최근 반도체 품귀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재난과 화재로 인한 반도체 공장 생산 중단, 차량용 반도체 수요 예측 오류가 주요 원인이지만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데는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 붐을 빼놓을 순 없다. 국내 생산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재가동 됐지만, 공급 차질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와 미래차 핵심인 차량용 반도체 육성을 적극 지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는 생산 증설, 파운드리 확보, 기술 고도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친환경 전력인프라 보강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따라 수송부문 전동화 정책이 속도를 붙는 가운데 늘어난 전력을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로 보급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안상진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연구위원은 한 토론회에서 “전기차가 친환경차가 되기 위해선 사용되는 연료가 ‘클린’ 발전소에서 얻는 전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기자동차에 대해 전주기(life-cycle) 탄소규제가 해외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도입될 수 있어 환경과 경제적 측면에도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의 탄소규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선진국들은 값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의로운 전환 등 다양한 대안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