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1990년, 30세에 사업 시작해 조달시장 1위 기업으로 키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평소지론, 후임은 유수호 상무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국내 LED조명 공공조달 시장 1위 기업인 선일일렉콤의 송보선 사장이 8일 경영일선에서 전격 물러났다.

송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선일일렉콤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제 물러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면서 “다행히 사내에 유능하고 젊은 임직원이 많이 있어 미련 없이 짐을 내려놓고 주주로서 뒤에서 편하게 지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또 “1990년 9월 선일일렉콤을 창업한 이후 30년 넘게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이런저런 탈이 난 것도 사실”이라면서 “오래 살려면 쉬라고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30세의 나이에 임가공과 트랜스포머 업체를 설립하며 사업에 뛰어든 송 사장은 전자식안정기와 등기구, 컨버터와 LED조명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고, 최근 들어서는 선박조명 등 특수조명 시장과 주차관제시스템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LED조명 공공조달 시장에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제조중심경영’을 표방하며, 품질과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최근 2년 간 전체 1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송 사장은 지난해 선일일렉콤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직이 작으면 사장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밀고 나갈 수 있는데,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그게 쉽지 않다”며 “모든 리스크를 사장이 혼자 떠안을 수도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조직이 커지면 그때부터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면서 회사가 일정 규모를 넘으면 오너십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밝힌 바 있다.

송 사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재무 쪽을 총괄해온 유수호 상무에게 넘기고, 본인은 부회장 직함만 가진채 2선으로 물러난다. 송 사장은 선일일렉콤 지분 25%를 보유 중이다.

새롭게 경영을 맡게 된 유수호 대표는 1971년생으로, 재무 전문가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에서 일했으며 창업 등 다양한 사업경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사장은 “법륜스님의 말씀 중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구절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겠다”면서 “앞으로도 선일일렉콤을 성원해 주시고, 많이 아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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