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들여 1.6GW 프로젝트 추진
60조원 시장 국내 자본·기술 취약
가스터빈 사례될까 우려 분위기도

오스테드는 24일 '해상풍력 산업활성화 포럼’을 열고 인천 앞바다에서 진행될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오스테드는 24일 '해상풍력 산업활성화 포럼’을 열고 인천 앞바다에서 진행될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덴마크의 국영기업으로 글로벌풍력업체인 오스테드가 인천 앞바다에 8조원을 들여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자 해상 풍력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시장은 2030년까지 12GW 규모로 약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본 기술력이 앞선 외국 기업이 대거 한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LNG화력발전소에 도입된 가스터빈도 전량이 GE, 지멘스 등 외산에 잠식된 상황에서 해상풍력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호주의 글로벌 에너지 개발 투자 전문기업인 그린인베스트먼트(GIG)는 프랑스계 에너지기업인 토탈과 공동으로 울산과 전남 신안 일대에 2.3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캐나다 노스랜드파워, 싱가포르 뷔나에너지, 일본 퍼시피코에너지 등도 한국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스테드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2020 오스테드 해상풍력 산업활성화 포럼’을 열고 인천 지역에서 실시될 1.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마티아스 바우센바인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현재 타당성 검토를 위한 4대의 풍황계측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2026년에는 상업운전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테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서플라이체인들과 연계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총 사업비 8조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매년 1만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수백개의 국내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는 게 바우센바인 대표의 설명이다.

오스테드는 이미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포스코, 효성, 현대스틸산업, LS전선,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EEW코리아 등 국내 주요 제조업계와 오랜 기간 협력해 왔다.

이미 각 분야에서 세계 톱 플레이어의 위상을 갖고 있는 국내 협력사들과 해상풍력 세계 1위 기업으로 잘 알려진 오스테드의 협력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프로젝트 초기인 만큼 정확한 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풍력터빈만 100~140대 정도가 설치되는 대형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바우센바인 대표는 풍력터빈 공급사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국내에도 두산중공업, 유니슨과 같은 풍력터빈 제조사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국내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바우센바인 대표는 “전체 사업의 30% 정도를 차지할 뿐인 터빈에만 집중하지 말아 달라”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를 비롯해 케이블, 시공, 운영, 유지보수 등 총 사업비의 절반 이상이 한국 업체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스테드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에 투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산업개발 펀드를 일으킬 계획이다. 이미 대만시장에서 두 차례 출시된 바 있는 그린펀드가 국내에서도 제공될 수 있도록 금융시장 발전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바우센바인 대표는 “한국 협력사들과 활발하고 생동적인 가치사슬을 만들고 싶다”며 “한국 협력사들의 공급망 생성을 위한 많은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테드는 30년간의 해상풍력 사업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건강한 시장을 형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번 사업에서 ▲어업 ▲지역주민 ▲학계와의 협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

지역주민 및 어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의 의견이 사업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지역 관계자들과 소통 중이라는 게 오스테드 측의 설명이다.

해상풍력 인력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라인도 강력하게 구축하기로 했다.

이미 대만 지역의 10개 이상 대학과 협력하고 있는 오스테드는 한국 대학들과도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녹색에너지장학생, 녹색에너지인턴십 등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다는 것.

바우센바인 대표는 “아시아‧태평양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증명된 오스테드의 뛰어난 해상풍력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과 상생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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