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믹스, 석유 수요 감축 등 견인하는 효과
전자파 노출은 경미한 수준…감전사고 주의 요망

2018년 10월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에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2018년 10월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에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차(EV)는 환경 친화적이고 뛰어난 경제성, 주행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적인가’, ‘전기차를 타면 전자파에 노출되지 않을까’, ‘비 오는 날 충전하면 감전되는게 아닐까’, ‘전기차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을까’ 등 친환경성과 안전성과 관련된 몇가지 대표적인 오해들이 있다.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과도한 부분이 있어 전기차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제대로 가려낼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가 주행 중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얘기에 대해 정말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 다양한 분석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회의론의 핵심 근거는 바로 애초에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기차가 도로 위에서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고 하더라도 늘어난 전기차만큼 전력수요가 증가해 오히려 전체 온실가스의 양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가별로 전력을 생산하는데 소비하는 자원 또는 공급 원료는 다르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에너지와 원자력이 대부분이기는 하나 수력, 지열, 풍력, 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도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믹스상에서의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일렉트릭 비히클 아웃룩 2019’ 보고서를 보면 전기차 전환이 석유 수요 감축을 견인할 것이라며 개인용·공유·상용 전기차가 오는 2040년까지 하루 1370만배럴의 석유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간 세계 내연기관 승용차 규모가 2030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탄소 배출량은 최고점을 찍겠지만 2040년쯤부터 승용차, 상용차, 버스 등 도로교통량이 급격히 감소해 2018년과 비슷한 탄소 배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와 별개로 전기차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74TWh에서 2040년 2333TWh로 증가해 굉장히 높은 수치인 듯 보이나 이는 2040년 세계 전력 소비의 6.8% 정도에 불과하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부터 폐기까지 과정에서도 유해물질이 방출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필연적으로 코발트라는 광물질이 쓰이는데 채굴 과정에서 많은 우라늄이 뒤섞인 채광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 윤리적인 문제까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배터리 사업자들은 가격이 비싼 코발트 소재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은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2018년에 코발트 함량 5% 이하, 니켈 함량 90% 수준의 ‘하이 니켈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상품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으며 BMW, 테슬라, 닛산,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도 노후화된 전기차 배터리를 모아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의 타이어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브레이크가 걸리는 빈도가 높은데다, 무거운 배터리 탓에 타이어 마모를 가속화해 미세먼지와 같은 물질을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기차의 경우 충전비용이 워낙에 저렴한 덕분에 내연기관차 대비 상대적으로 하루 평균적으로 주행하는 거리가 길고 운전 횟수도 더 많아 타이어가 빨리 마모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자동차 제조사는 일반 강판 중심에서 경량철,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 플라스틱 및 탄소섬유 등의 비중을 높여 차체 경량화를 서두르고 있으며 타이어 제조사 역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기차를 타면 전자파에 노출된다는 걱정도 있다. 현재 전기차가 방출하는 전자파는 주로 전기장이 많으며 이는 자기장에 비해 전도체 물질 등으로 쉽게 차단할 수 있고 외부로 노출되는 전자파도 경미한 수준이다.

또 자동차 제조사별로 자체적으로 실험장비를 구축해 전자파 유해도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차폐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주행 중에 발생하는 전자파는 아주 적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권고기준 및 정부의 인체 보호 기준 대비 안전한 수준이다.

사실 전자파는 전기차를 탈 때보다 충전 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전기차 충전구(인렛) 쪽의 전자파는 1.5mG로 미미하지만 급속충전기 전면부에서는 7mG, 뒤쪽은 20mG로 각각 인덕션 쿠커와 전자레인지 수준의 전자파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거리에 비례해 전자파가 감소되는 경향이 있으니 충전기 앞에 몸을 밀착하지 말고 되도록이면 근처에 계속 머물기보다는 2~3m 떨어져 있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 오는 날 충전 시 물기와 습기로 인한 감전사고와 관련해서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일단 전기차 업체별로 여러 감전 예방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게 중론이다. 현대차 측은 충전건 버튼, 충전기 체결부 실링, 드레인홀, 충전 시스템 등 4단계 감전 예방 설계를 해뒀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관계 당국이 충전기 안전 기준과 법적인 규제 등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전기차 사용자 역시 사고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는 있어야 한다. 전기 안전 교육도 필수다.

환경부는 지난 1월 ‘충전인프라 설치·운영 지침’을 통해 ▲충전기 커넥터와 차량 인렛 부위에 물기가 있을 때 사용 금지 ▲충전 중 세차, 정비 등 차량 유지보수 작업 금지 ▲폭풍,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칠 때는 충전기를 사용하지 말고 충전 커넥터를 차량과 분리해 거치대 문을 닫아서 보관 ▲충전기 청소를 위해 물을 뿌리거나 화학물질, 세제 등을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전기차 폭발의 경우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사고 사례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리튬이온 배터리가 열에 취약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전해질이 가연성이라 외부 충격에 민감하고 고온에서 폭발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 배터리팩 구성부품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이 잘 갖춰져 있어 차량 내 배터리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을 막아주고 있다.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마다 배터리 열을 제어하기 위한 안전 기술을 더욱 정교하게 개량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EV’는 방열판인 냉각 카트리지를 사용해 기존의 배터리 셀 사이마다 냉각수가 지나가는 방식보다 효율이 높고 구조도 단순하다. 닛산 ‘리프’는 내부 저항을 조정해 냉각장치가 필요없을 정도로 혁신적인 배터리 디자인을 만들어 발열을 억제하고 내구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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