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가격경쟁력 가진 중국 제조기업 대거 참가
수상·지붕형·영농형태양광 등 열띤 新수요창출

제16회 그린에너지엑스포 개막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제16회 그린에너지엑스포 개막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올해 ‘제 16회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는 현 정부의 끊임없는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다소 힘이 빠져 있던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체감을 받은 현장이었다.

한화큐셀과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등 국내 중요기업을 비롯해 세계 상위 10위권 내 제조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등 현장 곳곳이 활기를 띠었다. 정부의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여실히 반영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 모듈과 태양광 인버터를 생산하는 중국 톱10 기업들을 이렇게 쉽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주요 모듈 제조기업을 살펴보면 JA솔라( 셀 생산 세계 2위, 모듈 생산 세계 5위), 롱지솔라(중국, 모듈 1위, 잉곳웨이퍼 세계 2위), 트리나솔라(셀 세계 3위, 모듈 세계 3위), 썬텍파워(셀 10위), 아이코솔라(셀 세계 9위), 잉리 솔라(모듈 세계 10위) 등이 있다. 인버터 제조기업은 화웨이(인버터 세계 1위), 선그로우(인버터 세계 2위), 시능(인버터 세계 5위) 등이 있다.

중국 제조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향후 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수년간 굵직한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 대형 시장을 창출하는 시책을 내놓았다. 실제로 매년 시장도 꾸준히 성장했다.

엑스포 현장에서도 근래 중국 고품질 태양광 제품을 수입하는 국내 총판 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중국 최상위 등급(tier1) 제조기업의 진출은 분명 위협적일 수 있다. 충분히 중국 내수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이들 기업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공급 과다와 자국 정부 보조금 인하 등 내부 여건과 맞물려 이 같은 현상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한국 시장은 이 기업이 진출하는 수많은 시장 중 한 곳일 뿐이다. 반면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태양광 업체에 우리 내수시장은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터(incubator) 장으로서 꼭 필요하다. 값싼 외산 제조업체가 봇물 터지듯 밀고 들어오면 자칫 제대로 크기 전에 성장판이 먼저 닫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산업육성 위한 정부 정책 의도 먹힐까

한국 총판 관계자들은 중국 제조업체가 국내시장을 모두 잠식할 것이라 보진 않는다. 우리 정부가 최근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 등 국내 산업 육성과 보호 시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해당 정책에는 ‘생산 시 탄소배출’이나 ‘납(pb) 함량 제로(0%)’ 등 국내시장 진입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조치들이 취해졌다. 정부가 국산 장려정책을 견지하지만, 앞서 중국 제조기업들이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만큼 관련 수요는 분명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함께한다.

특히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3GW) 등 정부 주도 사업들은 대규모 수요를 국내 제조기업이 빠르게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이 틈을 중국기업들이 엿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저들에게는 급할 게 없지만, 우리산업은 사활이 걸려 있을 수 있다. 실제 정부의 정책적 의도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시 외산 유입을 어떻게 경제 활성화에 활용할 수 있을지 별도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시장 확대에 역시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중국과 달리 내수시장만 볼 때 우리 기업은 약간 딜레마를 안고 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 대형사업에 참여 가능한 소수 대·중견기업을 제외하고 소규모 태양광 시장을 창출할 방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임야 태양광 REC(신재생 공급인증서) 하락과 잇따른 ESS(에너지저장시스템) 화재사고에 기인한다. 값싼 입지 부족과 수익성 개선 대안인 ‘태양광+ESS 사업’이 둘 다 여의치 않은 것이다.

엑스포 현장에선 시장 창출을 위한 해법들이 다수 눈길을 끈다. 우선 이 같은 태양광 시장여건 변화로 입지 부족을 해결할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엑스포와 관련한 주요 컨퍼런스 역시 통상적인 시장현황 및 분석 등을 제외하고,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과 농가·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중요하게 다뤘다. 특히 엑스포 현장에서는 한화큐셀과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가 인상적인 출품물을 들고 나왔다. 한화큐셀은 부스 한가운데 농가·영농형 태양광 구조물 모델을, 현대중 그린에너지는 도로 태양광 모듈과 수상 태양광 전용 모듈을 선보였다. 아직 상용화가 이른 측면도 분명 있지만 앞으로 태양광 산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엑스포 현장에선 주택 옥상과 공장 지붕을 대폭 활용할 수 있는 지붕형 태양광 구조물들이 다수 출품됐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등 영향으로 네모이엔지와 스코트라 등 호수, 저수지 등에 설치 가능한 수상 태양광 구조물도 많이 눈에 띄었다. 구조물 업체들 역시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과거 값비싼 구조물 자재인 포스맥 등이 어느 정도 대중화됀 모습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소규모 태양광 분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전히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수요가 많다’는 기대감과 ‘임야가중치 REC 조정과 잇따른 ESS 화재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해석이 상존한다.

이 같은 태양광시장 영향으로 인버터 시장 역시 양분된 모습을 보인다. 엑스포 특성상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원하는 참관객을 위한 소용량 인버터를 다수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요가 한정된 대용량 인버터(1㎿)는 소수만 제품을 출품했다. 다만 인버터 업체수는 결코 적지 않았다.

한편 올해 엑스포에선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컨퍼런스를 마련했다. 아직 많은 관련 기업이 엑스포에 참여한 건 않았으나, 발전용 연료전지와 수소전기차 등 수소산업을 종합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시간이라 많은 참관객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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