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연구개발 앞세워 소방분야 대표기업 '우뚝'

“회사가 살아있어야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박정렬 건국이엔아이 회장은 “대표가 회사에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이 다른 업체에 방문할 경우 가장 먼저 둘러보는 곳은 화장실이다. 남들이 들으면 의아해할지 모르겠지만, 이곳이 얼마나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가를 봄으로써 회사를 정성들여 운영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마찬가지 이유로 홈페이지 역시 타 업체를 방문할 때 미리 둘러보는 곳이다.

“1990년대만 해도 중소기업 대표들은 하루에 두세시간 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일을 했죠. 조금이라도 회사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이라도 망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때문에 화장실이며 홈페이지 같은 사소한 공간도 둘러보는 거예요.”

이처럼 회사가 살아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는 최근 들어 회사가 끊임없이 살아있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술개발만이 중소기업의 살 길이라고 믿고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 온 연구개발 사업이 이제는 소방분야의 대표기업으로서 건국이엔아이의 이름을 알리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소방 분야의 설계‧감리‧시공 뿐 아니라 제조까지 모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만능업체로 거듭난 것.

값비싼 해외 제품을 자신만의 기술을 더해 국산화하고, 성공할 것 같은 제품을 선택·개발해 족족 성공시켰다는 것이 그의 자부심이다.

이처럼 건국이엔아이가 성공적인 사업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 회장의 엔지니어로서의 역량이 있었다. 엔지니어의 눈으로 현장에 보다 효율적인 제품 개발을 고민한 결과라는 얘기다.

“과거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부터 R&D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어요. 겨우 매출 10억원 내던 사업 초창기에 수천만원을 투자해 R&D를 한다고 할 때는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죠. 하지만 이때부터 시작한 기술개발 역량이 지금까지 쌓여서 제품도 여러 개 출시했어요. 상품화시켜서 실패한 것도 없었죠.”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박 회장이 사업을 결심한 것은 현장에서 겪은 국내 소방설비의 부실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의 안전 분야에서 근무했던 그는 계열사 안전점검 시 국내 소방시설의 작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때부터 소방기술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1994년 3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기술사 자격을 획득했다.

기회는 1995년 찾아왔다. 소방 분야가 부실하다는 정부의 판단아래 소방점검업이 제도적으로 강화된 것. 당시 소방 분야 기술사가 몇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소방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였을까, 제대로 동작하는 설비가 적었어요. 또 낙산사 화재사고 이후 문화재 쪽의 소방설비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도 맡았는데, 기존 사찰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소방설비가 없다시피 했죠. 이때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사찰의 성격에 맞춰 무동력 워터미스트를 개발해 국내 문화재 여러 곳에 납품하기도 했죠.”

그는 앞으로 소방설비 제조 분야의 매출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방산업기술원, 방재실험연구소 같은 국가기관에서나 보유하고 있는 화재 실험장을 직접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한 제품을 개발, 국내 소방 산업계를 견인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는 그동안 제조업을 걸음마 단계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끌어올렸어요. 앞으로는 제조 분야의 매출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화재 실험장을 만들어서 보다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죠. 아직도 소방 분야는 사각지대가 많다고 봅니다.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다시 한 번 안전을 재조명해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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