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SMP 9년만에 200원 돌파…사상 첫 월평균 200원 넘어설 것으로 예상
한전 올해 적자 10조원 넘을 가능성 대규모 적자 전망에 발전 업계 부담도 커져

호남화력발전소 전경.
호남화력발전소 전경.

[전기신문 김부미 기자]무섭게 치솟던 일평균 전력도매가격(SMP)이 결국 ㎾h당 200원대를 돌파했다. SMP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전력의 경영악화는 물론, 발전사들의 경영부담도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력당국이 대책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가중평균 SMP(육지 기준)는 ㎾h당 206.56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가중평균 SMP(육지 기준)는 ㎾h당 207.73원을 기록, 2013년 10월 1일 202.05원을 기록한 이후 약 9년 만에 200원대를 넘어섰다. 4일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SMP 다시 7일부터 200원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로 보면 월평균 SMP가 사상 처음으로 20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나온다. 월평균 SMP는 가격이 치솟았던 2012~2013년도에도 200원대를 넘어선 적은 없다. 월 평균 SMP는 2012년 7월 ㎾h당 185.14원을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SMP가 가파르게 상승한데는 국제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NG 발전을 늘리면서 수요가 급증한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분쟁 가능성 등으로 LNG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LNG 현물 수입 가격은 (t)당 892.03달러로 전년 대비 148.85% 오르며 무섭게 치솟고 있다. 2월 LNG 단가 역시 전달 대비 28.1% 인상됐다. 가스공사가 발표한 요금은 이달 한 달 동안 적용돼 다른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내내 SMP가 200원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번 달 평균 SMP가 역대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력시장 가격은 LNG 발전기가 결정하기 때문에 당분간 SMP가 최근 가격과 유사한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MP의 무서운 상승세 속에 한국전력의 적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전력구입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부담이 막대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력구입비는 한전 전체 예산에서 약 80%가량 차지한다.

한전은 SMP를 기준으로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한다. 현 가격 기준으로는 지난해 2월(통합 SMP 기준 ㎾h당 75.44원)보다 약 3배에 달하는 구입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올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할 경우 연 10조원대 적자를 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높은 SMP로 수익개선을 기대했던 발전사들 역시 이번에는 이에 따른 수익개선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좋아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SMP의 상승 요인이 수요 증가가 아닌 연료비 상승 영향이기 때문에 SMP가 올라도 발전사들은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전 적자가 커질 때에는 발전사들의 수익이 발생해도 한전이 발전사에 정산조정계수를 강하게 적용한다. 이런 구조 때문에 발전사들의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발전사들이 한전의 적자를 나눠갖는 형태가 되는 셈이다.

정산조정계수는 기저발전전원의 정산단가를 산정하는 데 적용하는 변수로 한전과 발전공기업 간 이익을 배분하는 변수로 활용된다.

실제로 한전은 석탄화력발전의 정산조정계수를 지난해 상반기까지 1을 적용했다. 그러나 적자가 심화하면서 최근에는 0.8에서 0.3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SMP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연초부터 유가가 급등했고, LNG 수급 또한 불안하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73.21달러로 하락한 뒤 지난 1월 83.47달러, 이달 89.53달러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연내 배럴당 120달러까지 유가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을 대상으로 가스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LNG 공급을 둘러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세계적으로 LNG 공급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전력당국이 SMP 급증세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겨울철 석탄발전 상한제 등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미세먼지 감축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 유가, 석탄가격, LNG가격이 동시에 폭등하는 상황에서 한시적인 제도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가격을 고려할 때 발전연료단가 상승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SMP는 치솟는데 전기요금은 발이 묶이면서 역마진 구조가 만들어졌다. SMP가 폭등하면 악영향이 발생하는 만큼 전력당국이 가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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