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코바니 원전 건설 관련 사전안보심사 질의서 최종 결과 곧 발표
웨스팅하우스 체코 현지 마케팅에 적극
한수원, “체코 수주전 안보평가 이후 본격화 될 예정…미국쪽으로 기운 것 아냐” 반박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전기신문 김부미 기자]

오는 2월 개시될 체코 두코바니 5호기(1200㎿) 프로젝트 입찰을 앞둔 가운데 수주전이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에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체코 행정부는 두코바니 5호기 건설 프로젝트 입찰 후보기업인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사전안보심사 질의서 관련 최종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사전안보심사 질의서에는 입찰 프로젝트 팀 구성(계약자, 하청업자, 컨소시엄 또는 합작투자 파트너) 및 소유권, 재무지표, 사이버보안, 원자력 안전제어시스템, 품질관리, 기술이전 정보가 포함돼 있다. 체코는 두코바니 5호기의 착공 시점을 2029년, 가동 시점을 2036년으로 설정한 상태로 상기 3사를 대상으로 입찰에 앞서 사전자격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주전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두코바니 5호기 수주를 위해 최근 체코 현지기업 7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팅하우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체코 현지 기업들은 크랄로보폴스카(하중지지 장비 구조물 또는 플랫폼 등의 구조물 전문 업체), 비토비체(원전용 모듈 공급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 비씨.프라하(원자력 산업용 밸브 개발·생산·공급 업체), I&C에네르고(제어 계통·산업 정보 계통 서비스 및 원자력 공학 분야의 전기 및 엔지니어링 사업 전문 업체), 노포(초대형 크레인 공급 업체), 시그마 그룹(중·대형 원심 펌프 제조업체), 인페르(배관 계통·기술 어셈블리·밸브·야금 재료 공급 전문업체) 등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이들 기업들과 두코바니 5호기와 동부 유럽에 AP1000을 활용한 신규원전 건설 추진 협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입찰 참여사가 원전 건설 국가의 현지기업들과 협력을 맺을 경우 수주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전을 건설하면서 자국 기업들에 사업을 맡기게 되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원전 사업 관련 트랙 레코드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체코 정부가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크다.

한수원도 2017년부터 현지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원전 운영과 정비, 연구개발에 협력을 추진중에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수주전은 안보평가 이후 본격화 될 예정으로 현재 미국쪽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팀코리아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체코 현지기업 10곳 이상과 MOU를 맺고 협력하는 등 체코 정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화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나서는 웨스팅하우스의 행보와 비교하면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 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웨스팅하우스가 체코 여러 기업들과 협력을 맺는 등 수주를 위한 행보를 보일 경우 동유럽에 원전 수주 경험이 없는 한국에는 불리한 경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추세에 따라 동유럽 국가 원전 건설은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키는 등 정부가 적극 나서 원전 수출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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