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업자 "컴퓨터 앞에서 옴짝달싹 못해…전력거래소 직무유기"
전력거래소, "내년 상반기까지 서버 안정화에 주력…하반기 개발 착수 예상"

솔라커넥트의 태양광발전소 관리서비스 '발전왕' 실행화면.
솔라커넥트의 태양광발전소 관리서비스 '발전왕' 실행화면.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PC로만 거래가 가능하던 REC 현물거래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에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전력거래소(이사장 정동희)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한 REC 현물 거래에 대한 발전사업자들의 니즈를 알고 있으며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다”며 “현재 시스템 부서에 관련 사안의 검토를 의뢰한 상황으로 계획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는 시스템 개발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처음 도입된 ‘양방향 REC 현물 거래 시스템’은 주식시장처럼 참여자가 거래상황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매물을 등록(주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서류작업이 간소화되고, 대금 지급 기간이 14일에서 2일로 단축되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다.

문제는 도입 이후 현재까지도 매주 거래일인 화요일과 목요일, PC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발전사업자들은 시스템의 도입 직후부터 전력거래소 측에 앱 개발을 요청해왔다.

한 발전사업자는 “거래일만 되면 컴퓨터 앞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바깥일은 꿈도 못꾼다”며 “급한 날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미리 가격을 정해서 올려놓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전사업자는 “명색이 IT 강국이고 비슷한 구조인 주식도 앱이 여러개인데, 어떻게 아직도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이 하나 없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전력거래소가 사실상 손을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감사원에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의 직무유기를 고발하는 민원까지 올라왔다. 해당 민원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도 사정은 있다.

처음 시스템 도입 당시 회원을 최대 5000명으로 예상했지만 약 4년이 지난 현재 약 8만7000명으로 폭증하며 앱은커녕 시스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서버조차 불안한 상황이다. 전력거래소는 최근에도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현물시장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태양광 사업 확대 방침으로 발전산업자수는 폭증했는데 한정된 리소스로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서버 과부하가 우려되고 있다”라며 “당연히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는 내년 상반기까지 당장 급한 서버 증설을 중심으로 시스템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 기반이 갖춰지면 다음 스텝으로 앱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현재 익스플로러(IE)에서만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도 보완할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6월 퇴출을 공식화한 IE는 보안이 취약하고 속도가 느리며 ‘액티브X’와 같은 비표준 기술을 남발하는 등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매년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며 ▲Edge ▲Chrome ▲Safari 등 다른 웹 브라우저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앱 개발 자체가 어렵지 않은 만큼 전력거래소가 제대로 개발에 착수할 경우 수개월 내로 상용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중개업체인 솔라커넥트(대표 이영호)는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현물시장 가격을 15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는 ‘발전왕’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앱 개발업체 관계자는 “주식보다 단순한 만큼 제대로 추진하면 한두 달 내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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