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예방 위해 연성 정산상한가격 도입했지만
가격상승 제어 못해...석탄.원자력으로 눈 돌릴 수밖에

신한울 1.2호기 전경.
신한울 1.2호기 전경.

[전기신문 유희덕 기자]국제유가 상승으로 SMP(system marginal price)는 10월 평균 107.76 /kWh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력시장에 현재 유가의 상승폭을 고려할 경우 11월 SMP평균은 130원대/kWh가 예상된다. 11월 들어 131원/kWh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SMP에 반영되는 것이 평균 5~6개월 후인 만큼 배럴당 평균 70~80달러를 넘긴 유가가 SMP에 반영될 경우 12월 SMP는 150원/kWh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SMP가 최고점에 이르는 시기를 2022년 2~3월로 보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이때가 되면 160원/kWh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예상도 현재의 유가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전망한 것이다.

SMP가 매월 평균 20원씩 상승하고 있어 한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력구입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전력구입비가 연말까지 당초 계획보다 10조원 이상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력구입비는 도매요금의 성격인 만큼 소매요금에 반영해야 하지만 현재의 가격결정 구조에선 그 손실은 고스란히 한전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올해는 상반기 SMP가 낮아 연평균으로 100원/kWh 정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평균 68원/kWh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한전을 비롯해 전력당국은 도매요금을 결정하는 SMP가 급등할 것에 대비해 2013년 연성 정산상한가격(Soft Price Cap)제도를 도입, 갑작스런 가격 폭등을 제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LNG가격이 상승해 SMP를 끌어올리는 구조에선 작동을 하지 않는다.

다만 갑자기 전력이 부족해 소규모 열병할발전기 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이상 급등을 예방하는 조치다.

2012년 2월 8일 오후 7시에는 발전기 부족으로 청주열병합이 가동되면서 이 발전기가 SMP를 결정했다. 당시 가격은 281.76원/kWh 이었다.

당시는 발전기 자체가 부족해 모든 발전자원을 가동하다 보니 SMP가 순간적으로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당시와는 상황은 다르다. 기존 화력발전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경우 이상 가격 급등과 수요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석탄화력의 발전을 제약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자발적 석탄상한제(자발전 80% 출력)’다.

올 겨울 전력수급 위기 및 가격 변동 등을 고려해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실시한 제1차 계절관리제를 통해 전체 석탄발전 60기 중 최대 49기를 상한 제약했다. 또 2020년 3월에는 21~28기를 가동 정지했고 최대 37기를 상한 제약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진행한 제2차 계절관리제에서는 석탄화력 비중을 더 줄였다. 전체 석탄발전 58기 가운데 2020년 12월~2021년 2월에는 9~17기를 가동 정지했고 최대 46기를 상한 제약했다. 또 2021년 3월에는 19~28기를 가동 정지했고 최대 37기를 상한 제약했다. 올 겨울 미세먼지의 발생농도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국제적으로 유가, 석탄가격, LNG가격이 동시에 급등해 연료비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는 한시적인 제도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표 참조>

석탄발전기 가동이 억제되면서 가동이 늘어난 것이 LNG발전이다.

민간발전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약정물량 대비 소요량이 두배 가까이 돼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발전기도 발생하고 있다. 석탄발전기가 안돌아가니 LNG발전기를 두배이상 돌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석탄발전기는 발전제약이 많고, LNG는 가격이 비싸고, 결국 눈을 돌리는 곳이 원자력이다.

11월초 현재 원자력 24기중 19기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5기가 계획 예정 중이며, 신한울 1, 2호기는 발전을 준비 중이다. 내년 1월 중이면 신한울 1호기는 전력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올 겨울 전력수급과 가격안정은 원전의 가동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전은 연료비 가격에 변동에 비례해 소매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연동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하지만 2, 3분기에도 kWh당 3원씩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4분기 3원/kWh을 조정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연료비 단가는 석탄, 유가 상승에 따라 +10.8원/kWh으로 급등했으나 소비자 보호장치 중 하나인 분기별 조정폭(3원/kWh)이 작동해 최소한의 조정폭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의 제도에서 연료비 변동폭을 요금에 반영해도 폭등하는 전력구입비를 충당하기는 매우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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