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2457억원 중 81.2%인 1조 130억원 민간 시설사업 지원에 지출
김성환 의원, “공공개발로 전환하거나 이익 환수율 높여야”

[전기신문 송세준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 병)은 18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국정감사에서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환경개선과 경쟁력 재고를 위해 시행되는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이 민간의 아파트, 오피스텔 분양사업으로 변질됐다”면서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의 공공개발 전환을 요구했다.

2002년에 시작된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젊은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산단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구조고도화 사업이 노동자들의 정주환경 개선을 넘어 산단기업들의 부동산 투자를 초래하고 있다”며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사업내용을 질타했다.

산단공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지출한 구조고도화사업 예산 총 1조 2457억원 중 81.2%인 1조 130억원은 민간 시설 개선 지원사업인 환경개선펀드로 지출됐다. 이중 상당금액이 호텔, 컨벤션센터, 쇼핑몰과 같은 상업시설에 투자되거나 민간 분양을 겸한 숙박시설에 집중됐다.

특히 민간대행사업은 환경개선이라기보다는 부동산 개발수익을 노린 사업이 상당수여서 사업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산단공의 민간대행사업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업은 상당수가 오피스텔과 숙박시설 사업이다. 민간대행사업은 토지용도 규제완화, 환경개선펀드자금 지원 등 다양한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산단 내 정주환경 개선을 핑계로 부동산 투자 수익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총 141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익산 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익산 국가산단은 조립금속·석유화학·섬유가 중심이 된 중화학공업단지로 1974년에 준공돼 노후화가 심각한 대표적 산단으로 꼽힌다. 산단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구조고도화 사업을 시작했는데, 민간기업들의 부동산 개발사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산업용지였던 부지를 지원시설 용지로 변경해주고 오피스텔과 소형아파트 등을 건립하기 위해 684억원이 쓰였고, 호텔, 컨벤션 센터 건립에도 553억원이 들어갔다.

김성환 의원은 “구조고도화 사업의 일환인 익산 센트럴파크 광고를 보면 이건 산단 구조고도화랑 전혀 상관이 없는, 그냥 아파트 분양 광고”라며 “언론에도 노동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주거지가 제공된다는 내용이 아니라 프리미엄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란 기사가 떴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사업으로 민간 부동산 개발 사업을 보장해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며 사업을 승인해준 산단공을 질타했다.

그는 “노동자와 기업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거나, 현재 25%에 불과한 개발이익금 환수율을 절반 수준까지 높여 민간기업들이 부동산 투기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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