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조합 연구용역, 국내 산업의 방향성 확인 성과”
“기준 현실화 시급…수용성 감안한 선택조항 넣어야”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러나 국내 소방용 전선은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다소간 부족함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수준에 부합하는 내열·내화전선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이사장 홍성규)의 ‘국내외 소방용전선 기술기준 비교 연구용역’을 수행한 최진종 세명대 소방방재학과 겸임교수(사진·지식공간 J&J연구소 대표)는 13일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며 소방용전선의 내화·내열 기준 상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건축 환경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는 실효성 있는 새로운 법·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겸임교수는 지난 3월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과 ‘전선 관련 소방방재 분야 발전과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6개월 여간 국내외 소방용전선의 기술기준 비교연구에 매진해왔다. 중동아시아(830℃급·2시간), 영국(950℃급·3시간), 호주(1050℃급·2시간) 등 주요국이 높은 수준의 내화 성능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 내화 기준은 750℃급(1시간30분)에 불과해 국제기준에 맞춘 규격 현실화 시급하다는 업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최 겸임교수는 “국내 소방용전선은 1995년 제정된 750℃ 기준을 따르고 있으나 이는 목조 건축물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실제로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기준이 안전성 확보를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이에 맞지않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관계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소방용전선에 적합한 적정 기준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수용성과 개별 건축물·현장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겸임교수는 “전선 규격을 단기간 내에 너무 높일 경우에는 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며 “기존 기준을 상향한 이후에는 초고층 건물 및 다중이용시설은 높은 수준의 규격을 적용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위험성이 낮은 현장은 적정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하도록 선택조항을 넣는 등 복합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용역은 소방용전선의 국내 기준과 해외 기준을 비교함으로써 우리 산업계가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우리의 법·제도가 높아진 국내 기술·산업 수준과 보조를 맞춰나갈 수 있도록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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