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이전 후 20년간 무사고
매년 설비 교체 및 보강하며 생산성과 안전성↑

경상북도 성주군 월향면에 위치한 EMG전선 공장 전경.
경상북도 성주군 월향면에 위치한 EMG전선 공장 전경.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서울역에서 KTX에 올라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김천구미역에 도착했다. 경상북도 성주군 월향면에 위치한 EMG전선의 생산공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다시 차로 40분을 이동해 도착한 EMG전선의 입구에는 녹음이 우거져 마치 캠핑장의 초입을 연상시켰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출입구에 배치된 은색의 커다란 박스, ‘대인소독기’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것으로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성일 자재팀 부장은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하자마자 바로 소독기를 설치했다”며 “전 직원이 출근 전 개인 소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구에 마련된 체온측정기와 개인소독기.
출입구에 마련된 체온측정기와 개인소독기.

연면적 약 14만900㎡의 생산공장에는 8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신선기(6대), 연선기(10대), 연합기(4대), 압출기(13대) 등 34대의 제조설비와 물리적 시험(29대), 전기적 시험(30대), 화학적 특성(10대) 등 106대의 검사설비를 갖추고 KS C 3101 등 13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EMG전선은 지난해 1541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최근 3년간 평균 1500억원 이상의 매출 실적을 기록하며 ‘중견기업’의 반열에 다시 올랐다.

공장으로 안내받기 전 본관 사무실 앞에 나란히 걸린 노란 안전모 중 하나를 건네받았다. 딱 하나, 하얀색 안전모는 김승호 대표 전용이다.

LS전선, 대한전선 등 대기업의 경우 방문자의 안전모 착용이 의무였지만 중소·중견기업에서 안전모를 챙겨주는 것은 드물었다.

정무식 전무이사는 “안전모 착용은 전 직원의 의무”라며 “사무실 직원이 현장에 잠시 들릴 때도 안전모는 필수로 착용한다”고 설명했다.

1999년 경매에 나온 ‘동호전선’을 인수하며 경기도 안산에서 터를 옮긴 EMG전선은 당시 인수한 설비의 80%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김승호 대표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 전무는 “매년 설비를 교체하며 보강하고 있다”며 “설비가 좋아야 생산량도 늘어난다는 게 대표님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설비의 성능도 우수하다. 중견 전선업체가 60개의 드럼을 넣을 수 있는 연선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EMG전선처럼 800스퀘어(Square)까지 제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EMG전선의 연선기. 매년 교체 및 보강을 거치다보니 바로 옆에서도 기계 소음이 적었다.
EMG전선의 연선기. 매년 교체 및 보강을 거치다보니 바로 옆에서도 기계 소음이 적었다.

과감한 설비투자는 안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안전에 대해 민감한 유럽에서 생산되는 설비를 다수 사용해 안전성이 향상됐다는 게 EMG전선의 설명이다. EMG전선은 공장 이전 후 현재까지 20여년간 인적·물적 사고가 없었다.

정 전무는 “설비를 새것으로 바꿔 생산성이 10% 늘어나면, 안전성은 30% 증가한다고 본다”며 “설비가 노후화되면 인적·물적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장 곳곳에는 노란 안전망이 설치돼 있다. 사고가 날 수 있는 지점에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미리 조치한 것이다. 유난히 지게차도 많다. 배치된 지게차는 총 11대로, 지게차의 이동 거리가 짧은 만큼 사고 발생 가능성도 작아지게 된다.

아울러 EMG전선의 직원 복지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동안 고등학교까지 자녀교육비 전액을 회사에서 지원해 왔으며 지난해 고교 무상교육이 도입된 후에는 대학교 학비를 일부 지원하고 있다.

또 공장이 번화가와 멀다는 점을 고려해 벽걸이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풀옵션을 갖춘 기숙사를 1인 1실로 제공하고 있다.

기숙사와 맞닿은 헬스장에는 다양하진 않았지만 트레드밀 등 필수 기구를 갖추고 있고 접혀있는 탁구대도 보였다. 운동 후 사용할 샤워실은 여느 체육관 못지않게 깔끔했다.

기숙사동에 마련된 헬스장에는 트레드밀, 자전거 벤치프레스 등 기본적인 운동기구를 갖춰져 있다.
기숙사동에 마련된 헬스장에는 트레드밀, 자전거 벤치프레스 등 기본적인 운동기구를 갖춰져 있다.

여기에 낚시, 캠핑 등 사내 동호회에도 인원에 따라 30만~50만원까지 모임마다 지원하는 등 직원들의 워라밸을 존중하고 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아끼니 이직률도 저조하다.

정 전무는 “공장 인수 후부터 대다수가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며 “현장 뿐만 아니라 관리직도 20년 경력을 자랑할 정도로 베테랑이 많다”고 자랑했다.

EMG전선은 자사의 경영이 업계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전무는 “전선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한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전선업에 진심”이라며 “돈을 벌면 회사에 다시 투자하기 때문에 이익잉여금도 많고 빚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EMG전선의 부지런하고 검소한 자세가 업계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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