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협회 컨퍼런스서 에너지 전문가, “민간 시장 확대 필요성” 강조
초기구축비용, 운용 유지, 전문인력 문제 등 BEMS 확대 걸림돌 지적
빌딩, 건물 이외에 주거용 에너지관리시스템에도 업계 관심 고조

지난 9일 한국EMS협회가 주관한  ‘스마트에너지시티 건축물 에너지관리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지난 9일 한국EMS협회가 주관한 ‘스마트에너지시티 건축물 에너지관리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에너지자립형 스마트에너지시티 구현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민간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EMS협회는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스마트에너지시티 건축물 에너지관리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강성권 한국에너지공단 팀장은 “ZEB 보급 활성화의 전체적인 목표는 2025년에 민간건축물을 어떻게 참여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민간부문 전체를 ZEB 의무화로 끌고 가기보다는 어떤 허용기준 내에서 인증이 아닌 인정을 받고 싶은 건축물에 대해 민간이 원하면 인정을 해주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국토교통부 과장도 “국내에서 민간건축물이 거의 9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ZEB 사업 확산을 위해 (민간건축물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방법이지만, 부동산은 매우 민감하고 개인의 자산에서 큰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는 신축 건축물 에너지성능 강화를 위해 공공건축물은 이미 2020년부터, 민간건축물은 2025년부터 1000m2 이상 건축물에 대해 ZEB 의무화를 시행했거나 시행할 예정이다. 또 기존 건축물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과 BEMS 설치 보조금 사업으로 건축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ZEB 확산을 유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민간 시장에서는 ZEB나 BEMS 시장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유진 국토부 과장이 제로에너지건축 정책현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김유진 국토부 과장이 제로에너지건축 정책현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로 BEMS의 거대 초기투자비용, 운용 유지의 어려움, 전문인력 부족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연사로 참여한 문상덕 KT estate 상무는 “BEMS 구축 후 1~2년 사이 시스템이 무용지물화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구축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축 후 데이터가 쌓이는지, 효과적인지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BEMS 구축 의무화가 아닌 BEMS 운영 의무화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도의 사각지대를 짚었다.

또한 빌딩 내 서버를 구축하는 방식이 아닌 클라우드 방식으로 BEMS를 구축하면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허경범 LG전자 실장 역시 “초기단계에 BEMS를 반영하고 설계를 해야 운용 유지가 계속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시장 상황이 설계 이후에 BEMS를 구축하는 형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공공기관 BEMS 구축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다보니 설비는 자사, 직접공급은 다른 사업자가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이런 부분들이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BEMS 비용의 상당 부분은 전력 센서로 인해 발생하는데, 하나의 센서가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며 가격적인 부담을 호소하기도 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이 같은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센서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학 에기평 피디는 “EMS에서 센서가 중요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센서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여러 개의 센서로부터 이종 데이터를 결합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센서값 이외에 복합적인 상황인지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으려고 한다”며 “이를 소프트웨어적인 센서, 가상센서라고 하는데 건물뿐만 아니라 많은 부문에서 새로운 가상센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순 개발뿐만 아니라 제도나 서비스와 맞물려야만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대기업을 대상으로 ‘주거용 BEMS’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KT는 현재로서는 빌딩 분야에 집중하고 있고, LG전자는 미국이나 선진시장에서 홈 에너지 관리시스템(HEMS)이 확대되고 있어 준비 중이지만 전력거래가 자유롭지 않아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제로에너지건축 정책현황 ▲ZEB 인증 및 BEMS설치 현황과 효율적 운영 방향 ▲에너지관리시스템 기술현황 및 전망 ▲스마트빌딩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전문운영 BEMS 소개 ▲BEMS 1등급 구축 사례 순으로 진행됐다.

※용어 설명

제로에너지건축(ZEB):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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