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하이젠,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사업 본격 개시
분리발주·일괄발주로 관련업계와 상생협력 추구
알짜배기 부지 확보, 대용량 수소 조달에 강점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저희는 분리발주를 통해 발주자가 직접 충전소를 구축하며 기술역량을 쌓는 것은 물론 충전소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간 수소충전소는 EPC(설계・조달・시공)업체 주도로 구축되다 보니 유지보수 비용이 늘어나거나 고장수리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었죠.”

이경실 코하이젠 대표는 “발주자 입장에서 분리발주는 챙겨야 할 일이 워낙 많아 쉽지 않은 선택”이라면서도 “부지선정부터 수소 조달, 충전소 건설 등 각 단계별로 코하이젠이 직접 주도해 향후 해외진출까지 염두에 둔 ‘K-수소충전소 모델’을 마련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코하이젠은 도심 내 주된 탄소 배출원인 수송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10월 체결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에 관한 협약’에 따라 올해 3월 법인 설립을 마치고 충전소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최대주주인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E1,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9개 주주사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에 수소버스 충전소 10개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10~15개소씩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충전소별 개별발주가 아닌 일괄발주를 통해 각 공종별로 참여 업체가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기술력 향상에만 집중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방침이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 공급망을 조기에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 공종별, 단계별로 충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코하이젠은 유지보수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등 충전소 운영을 위한 전문역량을 쌓을 수 있어 상생협력을 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기술력을 지닌 기자재업체와 함께 해외 진출까지 노린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우리만큼 수소충전 인프라가 널리 보급된 나라가 없는 만큼 경제성을 갖춘 충전소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또 “수익성 있는 충전소 모델을 확보하려면 이른바 ‘알짜배기’ 부지 확보와 대용량의 수소 조달이 관건”이라며 “코하이젠은 바로 이 점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하이젠의 주주사로 평택에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인 지역난방공사와 전국에 주유소 네트워크를 확보한 민간 에너지기업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지 선정 문제는 수소충전소 보급을 확대하는 데 가장 큰 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시 가장 큰 문제는 적절한 위치의 부지를 확보하는 일인데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개발제한구역 내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려면 과도한 개발부담금이 발생해 민간사업자들이 충전소 사업 진출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부지 확보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죠.”

이 대표는 부지 확보 외에 수소 단가를 낮추기 위해 2단계로 구분해 수소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먼저 1단계로 수소버스 도입 초기에는 450bar 튜브 트레일러를 활용한 운송 방식을 택하되, 추후 상용차 보급 추이에 따라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아 조달 단가를 낮출 생각입니다. 아울러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이 본격화되면 액화수소를 활용한 수소 조달도 가능해 수소 단가는 점차 낮아질 거라고 봅니다.”

이 대표는 최근 공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한 수소모빌리티 전환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코하이젠의 수소충전소 모델이 수소모빌리티 확대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수소버스, 수소트럭의 보급이 빠르게 전개될 겁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겠죠. 저희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수소차량 보급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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