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아테네 인근 화재 지역에 물을 투하하는 소방 헬기. 제공=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아테네 인근 화재 지역에 물을 투하하는 소방 헬기. 제공=연합뉴스

[전기신문 최근주 기자] 그리스에서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에는 2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이틀째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테네 남동쪽과 북서쪽 지역에 강풍으로 인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인근 마을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날 오전 아테네 남동쪽 케라테아 지역에서 불길이 발생해 현지 소방당국이 헬기 6대, 비행기 6대, 소방관 91명 등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아테네 북쪽으로 50㎞ 거리에 있는 산림지역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인근 8개 마을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소방관 330여명과 소방차 110여대, 소방헬기·항공기 10여대가 투입돼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강한 바람 탓에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화재 범위가 넓은 데다 가연성이 높은 소나무가 많아 진화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17일 현재까지 두 화재에 따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몇몇 건물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그리스는 수십년 만에 닥친 극심한 폭염에 이어 잦은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산불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2주 가량 동안 전국에서 5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면적(약 605㎢)의 1.7배인 1000㎢ 이상의 산림과 농지가 잿더미로 변했다.

그리스 제2의 섬인 에비아섬과 고대 올림픽 발상지가 있는 펠레폰네소스 반도, 아테네 북부 교외 지역의 피해가 특히 컸다.

화재는 대부분 방화 또는 과실로 시작됐으나 기록적인 열파와 극심한 가뭄이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지난 12일 산불 피해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주변국과의 공동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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