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 압축수소의 부피 1/600…유통혁신 계기
LNG 냉열 활용 시 액화 필요전력 27% 감축 가능
“시장활성화 위해 가스公과 다양한 사업자 협업 필요”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 기지.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 기지.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수소시대는 필연적이다.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는 발전용, 연료용, 산업용으로 모두 활용이 가능해 앞으로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향후 국내 수소시장 최강자는 누구일까. 업계 대부분은 가스공사를 꼽는다. 건설 중인 당진을 포함해 전국에 5개의 LNG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대세인 액화수소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스공사의 독주 속 민간기업 중 LNG기지를 보유한 SK, 포스코, GS, 한양 등이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에너지로 수소를 지목했다.

수소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면 탄소배출이 제로이고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을 거치면 저탄소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수소는 자체로 에너지원이기도 하고 저장도 가능하며 무엇보다 산업용, 모빌리티 연료도 대체할 수있어 미래 핵심 청정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IEA는 최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에너지 로드맵’ 특별보고서를 통해 2050년 글로벌 수소 수요는 지난해 9000만t보다 약 6배 증가한 5억3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10대 그룹 중 삼성과 LG를 제외하고 현대차, SK, 포스코, 롯데, 효성 등 대부분이 수소시장에 진출했으며 삼성도 내부적으로 수소사업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소는 압축형태로 유통되고 있는데 이는 운반량이나 운반체,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이를 대체할 액화형태는 압축보다 부피를 1/600로 줄일 수 있어 수소 유통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은 액화수소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이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효성, 두산중공업, 한국가스공사, SK가 액화수소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액화수소 상용화 기술개발은 2023~2024년쯤 완료되고 실제 상용화는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수소시장 주도자로 가스공사가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가스공사가 보유한 전국 5개의 LNG기지가 액화수소 생산 및 유통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도로 낮춰야 해 상당한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여기에 영하 162도의 LNG가 기화될 때 나오는 냉열을 활용하면 생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논문집에 발표된 ‘수소액화공정에서 LNG 냉열 적용에 관한 시뮬레이션 연구(한단비·변현승·백영순)’에 따르면 시간당 100kg의 수소를 액화할 때 2.4t LNG의 냉열에너지를 활용하면 27%의 전력 대체가 가능하고 시간당 250kg에서는 12.2%를 대체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인천, 평택, 당진, 통영, 삼척 등 수도권 인접지역을 비롯해 전국에 5개의 LNG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빨리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민간기업 중 LNG기지를 보유한 SK, 포스코, GS와 보유 예정인 한양도 수소 생산에 유리하며 이 가운데 수도권에 가까운 보령에 기지를 갖고 있는 SK와 GS가 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와 포스코가 또 다른 수소저장체인 암모니아(액화온도 영하 33도)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수소업계 관계자는 “수소와 질소 결합체인 암모니아는 만들기 쉽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독성물질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어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가스공사가 80%를 점유하고 있는 LNG시장에 이어 수소시장도 독점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사업자와 협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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